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6-24 12:36

  • 생활경제복지 > 우리동네

100년 고택, 상계1동 교선재 화재

향토문화재 고시만 하고 지정 절차 못 마쳐

기사입력 2023-12-24 12:55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0

100년 고택, 상계1동 교선재 화재

향토문화재 고시만 하고 지정 절차 못 마쳐

마을문화 공간 활용 계획 차질

수락골 등산로 입구의 100년 된 고택 교선재가 지난 1220일 새벽 화재가 발생해 처마와 기둥을 태웠다.

연기를 발견한 이웃 아파트 주민의 신고로 소방대가 출동해 불길을 잡았다. 방안에서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당시 집 주인 박영천 화가는 새로 지은 바깥채에서 기거하고 있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불길에 기둥과 처마, 들보가 불에 탄 데다가 화재 진압을 위해 기와를 걷어내고 물을 뿌려 흙벽도 무너져 100년 고택은 복원하기 어렵게 되었다. 혜경궁 홍씨가 놀던 별장 우우당8년 전 철거된 데 이어 고택문화재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소실되고 있다.

고택을 유지해 마을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를 바랐던 박영천 화가는 고인이 노하셨는지 아버지 기일을 하루 앞두고 불이 났다.”며 망연자실했다.

교선재는 상계1동 수락산디자인거리 수락행복발전소 뒤편(상계동 1122-2)에 있는 고택이다. 167평 대지 위에 20평 규모의 팔작지붕 6칸짜리 ㄱ자 한옥이다. 누마루를 연상케 하는 높은 마루와 우물마루, 문살이 인상적이다. 돌담 밖에는 잿간과 텃밭이 있다. 텃밭을 일구던 집주인 박순남씨는 2019년 말에 작고하여 현재 자손 여럿이 물려받은 상태이다. 아들 박영천 화가가 집을 돌보기 위해 불편한 고택살이를 하고 있다.

215월 본지 취재를 통해 상량문 일부를 해석하고 신유년에 지어진 것을 밝혔다. 박영천 화가는 공주를 모시던 상궁이 살던 집을 옮겨왔다. 땅은 서재필 선생 집안 땅이라고 어른들께 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취재에 동행한 최영태 노원서예협회회장, 김승국 노원문화재단이사장, 박경룡 노원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김준성 노원구의회 의장은 한결같이 노원구문화재로 지정하자는 의견을 냈다.

이에 노원구는 관내 소장 문화재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문화재자문위원의 현장조사를 거쳐 그해 12월에 가치 있는 지역 문화재 15점을 향토문화재로 지정한다고 고시했다. 하지만 상계1동 고택은 소유주 중 한 사람이 동의하지 않아 문화재 등재는 되지 않았다.

이후 고택은 상계1동 수락산새마을의 마을집 역할을 하며 집주인이 없을 때도 탐방을 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또 족보상 아버님의 함자를 따 교선재라고 이름도 붙였다.

김효숙 마을해설가는 내년부터 이웃의 독립서점, 청소년문화의집, 상계도서관, 행복발전소와 연계해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가꾸기로 했는데, 화재로 박영천 화가가 망연자실하고 있다. 고택 형태는 유지하고 마당을 더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된다. 얼른 털고 일어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23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