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신문 사설
성장 신화의 붕괴, 내년도 예산 축소
미래를 위한 수급조절과 다이어트 필요
아파트 공시가격이 역대 최대로 하락할 때 알아봤어야 했다. 올해 3월의 일이다.
올해 공시가는 전년 대비 18.61% 하락해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공시가를 대폭 내린 덕에 올해 보유세는 2020년보다 더 줄어들었다. 종부세 인하로만 감소가 예상되는 세수(국세)가 2조 5000억원. 지방세인 재산세 감소분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3월 14일 발간한 재정추계 보고서에서 “법인세율 인하와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 조정 등의 영향으로 향후 5년간 64조 4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의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수입은 134조원으로, 지난해보다 34조원가량 줄어들었다.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3대 세수가 모두 20% 넘게 급감했다. 금리 인상 후 주택의 거래량도 빠지다 보니까 양도세라든지 취득세 등도 상당 부분 걷히지 않았다.
정부는 ‘세수부족’ 위기에 빠졌다고 할 때 지방자치단체는 정부가 의무적으로 내려보내는 지방교부금 덕분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내년은 또 다른 상황이다. 지출은 수입에 연동하는 만큼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적어야 한다. 지출 감소는 인프라 사업 속도 조절, 복지 축소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총선을 앞두고 이마저도 왜곡될 수 있다.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지난 1997년 말부터 2001년 중반까지 국가경제뿐만 아니라 가정살림도 휘청댔다. 여기저기 부도나고, 멀쩡한 회사도 직원을 잘랐다. 열심히 일하는 것과 별개로 가장의 수입이 불안해졌다. 당시의 상처는 워낙 커서 위기를 겪을 때마다 “IMF 때보다 더 힘들다.”고 말한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
노원구의 2008년 예산액은 3526억 1500만원이었다. 13년에는 5033억 600만원, 18년 7911억 9100만원, 23년 1조 2277억 6400만원이었다. 이 기간 인구는 매년 1만명씩 줄어도 예산은 5년간 50%의 성장을 보여왔다.
그런 성장신화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세계 패권의 대립, 국지전과 자원의 수급, 기술혁명의 대응력 등 외부요인과 인구축소, 개발의 불균형, 그로 인한 노동력과 내부시장의 축소 등 내부요인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잃어버린 30년’의 일본 사례도 연구해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이 위기에 대응하고, 미래를 위해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전년도 예산을 바탕으로 몇 가지 신규사업을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내년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 세수가 부족한 만큼 일괄적으로 30% 삭감하는 것으로는 내일을 준비할 수 없다.
자투리땅마다 건물을 지을 때 운영비 걱정을 해 왔다. 실제 이용률이 30%도 되지 않는 공간이 되었다. 무조건 굶어서는 요요가 온다. 운동과 식이조절로 다이어트를 하듯 그런 예산 편성과 심의가 되어야 한다.
참고
경향신문 송진식 기자 2023. 4. 1. 공시가격 내려 부유층 감세하고…“복지 혜택”이라는 윤 정부
한국경제 강경민/박상용 기자 2023. 4. 28. 커지는 '세수 펑크'…1분기 24조원 덜 걷혔다
한국경제 강경민 2023. 5. 10. 중앙정부는 세수 펑크인데…지자체는 펑펑
조선비즈 채민석 기자 2023. 6. 19 “지난 2년간이 비정상”… 종부세 원상복구 움직임에 집주인들 ‘고민’
조선비즈 윤희훈 기자 2023. 6. 25. 대규모 세수 펑크에…‘총선이냐, 건전재정이냐’ 尹정부의 딜레마
서울경제 황정원 기자 2023. 10. 19 내년 예산 '1조 삭감'…허리띠 조이는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