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강원도 영월
한반도 지형과 관광지가 된 유배지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영월군(寧越郡)에서는 관광 명소 열 곳을 선정하여 ‘영월 10경’을 발표하였다. 제1경 장릉, 제2경 청령포, 제3경 별마로천문대, 제4경 김삿갓유적지, 제5경 고씨굴, 제6경 선돌, 제7경 어라연, 제8경 한반도지형, 제9경 법흥사, 제10경 요선암과 요선정이다.
이번 여정은 한반도지형, 청령포, 장릉을 선택하였다. 단풍철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차들로 가득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려 도착하였다.
한반도지형은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비슷한 지형이 발견되었지만, 이곳처럼 완벽하게 한반도 모습을 닮은 지형은 보기 힘들다.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늘 보던 풍경이었으나 1999년 그 모양을 최초로 인식하고 가치를 깨달았다. 한반도지형이 유명해지면서 원래 명칭인 서면(西面)에서 한반도면(韓半島面)으로 바꾸게 되었다.
산길을 따라 800m를 걸어가 전망대에서 한반도지형을 바라보니 우리나라 지도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강 한쪽에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을이 있었고, 강에서는 뗏목 체험을 하는 관광객이 많았다.
한반도지형 뒤에는 어울리지 않게 거대한 시멘트 공장이 자리 잡고 있어 의아하였다. 주변 산은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암을 캤는지 산이 파헤쳐져 볼품없이 보였다. 안내판에는 영월 일대가 5억 년 전 물속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삼엽충 화석도 자주 출토된다고 하였다. 석회암은 조개껍데기나 산호와 같이 석회 성분으로 이루어진 생물의 딱딱한 부분이 퇴적물로 쌓여 만들어진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단종(端宗, 1441~1457)의 유배지인 청령포(淸泠浦)이다. 한쪽은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고 3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섬과 같이 형성된 곳이다. 유배지가 지금은 관광지로 변했으니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약 20분을 달려 목적지에 당도하였다. 산과 강이 어우러져 풍경이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역사의 현장이라 그런지 관광 온 학생들이 많았다. 강물이 흐르고 있어서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 단종이 머물렀던 어소(御所)와 금표비, 노산대와 망향탑 등을 둘러보았다. 어소 쪽으로 들어가면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우수상’을 수상한 숲이 인상적이었다.
어소는 작은 기와집이었고 궁녀들이 기거하던 행랑채도 있었다. 그런데 해설사 설명으로는 궁녀들이 궁에서 몰래 나와 단종을 모셨다고 하였다. 단종이 앉아 쉬었다는 소나무는 수령이 약 600년인데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있어 인상적이었다. 이 소나무는 단종의 모습을 보았다하여 볼관(觀), 들었다하여 소리 음(音)자를 써서 관음송(觀音松)이라 부른다. 단종이 머물렀던 곳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을 금지하는 금표비(禁標碑)가 있었다. 단종이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던 곳인 노산대, 한양 땅을 그리며 쌓았다는 탑인 망향탑 등 단종과 관련된 것이 많았다. 많은 유적을 돌아보며 단종의 눈물겨운 생애가 피부에 와 닿았다.
애처로운 마음을 뒤로하고 단종의 무덤인 장릉(莊陵)으로 향했다. 조선왕조 최초의 강원도 소재 조선왕릉이다. 각지에서 온 많은 관람객이 해설사를 따라 이동하며 설명을 듣고 있었다. 경내에는 능, 정자각, 단종비각, 정령송, 단종 역사관 등이 있으며, 능을 둘러싼 울창한 노송이 숲을 이뤄 아름다웠다.
언덕 위 능으로 올라가는데 단종의 부인인 정순왕후 송씨의 능(思陵)에서 가져와서 심은 정령송(精靈松)이 있었다. 부부의 애절하고 슬픈 사연으로 인해 두 영혼을 합치자는 뜻으로 심은 소나무이다. 능에서 제사 지낼 때 사용하는 건물인 정자각(丁字閣)이 보였다. 단종역사관에서 많은 내용을 알고 영월을 떠났다.
산 이야기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