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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아리랑의 고장 정선 민둥산

은빛 물결 억새꽃과 돌리네 연못

기사입력 2023-10-19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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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선생님 김재창람 산 이야기

아리랑의 고장 정선 민둥산

은빛 물결 억새꽃과 돌리네 연못

강원도 정선은 모든 아리랑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정선아리랑의 발상지라 아리랑의 고장이라 불린다. 민둥산은 억새와 카르스트 지형으로 유명한 산이다. 정상부에 약 20만 평에 이르는 억새밭이 형성돼 있다. 전국 5대 억새 군락지로 꼽히는 곳은 정선 민둥산, 창녕 화왕산, 포천 명성산, 영남알프스 사자평, 장흥 천관산이다. 산 정상 부근에 나무가 없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는데, 정상 주변에 나무가 사라진 것은 산불 때문이다. 민둥산에 불을 지르면 이듬해 봄에는 불태운 초목의 재가 거름이 되어 산나물을 잘 자라게 했다.

석회암질 토양, 건조한 기후도 나무가 자라기에 불리했다. 민둥산에 분포하고 있는 암석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카르스트 지형은 빗물이나 지하수에 석회암이 녹으면서 만들어지는 아주 독특한 지형이다. 이번 여정은 억새를 감상하고 특이한 지형을 품고 있는 민둥산 계획을 세웠다.
 

버스를 타고 들머리에 도착하니 28회 민둥산 은빛 억새 축제입간판이 눈에 띄었다. 축제는 인산인해를 이루어 혼잡하였다. 등산코스는 주차장-증산초교-급경사-민둥산정상-발구덕-증산초교-주차장, 산행거리는 약 8km, 소요시간 약 4시간이다.

민둥산을 오르려는 등산객 발걸음이 이어졌다. 도로를 건너고 증산초등학교를 지나 등산로 입구에 들어섰다. 숲속으로 들어서니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처음부터 경사가 가팔라 걷기에 힘들었다. 그러나 등산로가 잘 조성돼 있어 생각보다 괜찮았다.
 

어느 정도 오르니 나뭇잎 사이로 마을이 보였다. 마치 그림 같은 마을이 정겨워 보였다. 주위에는 쭉쭉 뻗은 나무들이 멋진 숲을 이루어 볼 만하였다. 중턱쯤 오르니 임도길이 나타나고 매점이 있었다. 많은 사람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임도 옆 절개지(切開地)에는 석회암이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나뭇잎은 일부가 단풍 드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단풍잎이 아니어서 그런지 예쁘게 보이지는 않았다.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어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아 불안하였다.

정상 600m를 남겨놓고 드디어 고대하던 억새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좀 더 오르니 억새꽃이 활짝 피어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루었다. 억새는 정상까지 넓은 지역에 펼쳐져 있어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해주었다. 억새꽃은 9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절정을 이룬다.

정상에 서니 사방으로 산봉우리들이 첩첩으로 이어지는 경치가 가슴을 확 트이게 하였다. 정상석 앞은 인증 사진을 찍고자 하는 등산객이 길게 이어져 있어 사진 찍기를 포기하였다.

하산 방향을 내려다보니 마치 한라산 분화구에 물이 고여있는 백록담 같은 풍광이 펼쳐졌다. 신비로운 자연현상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카르스트 지형에 나타나는 돌리네이다. 석회암이 지표에서 녹으면서 땅이 주로 원 모양을 만들면서 가운데가 움푹 꺼지게 되는데, 이를 돌리네라고 한다. 구덩이 형태의 돌리네는 대개 가운데 구멍이 나 있는데 빗물은 이 구멍으로 빠져나가 지하로 흘러간다.

그런데 이곳은 특이하게 물이 고여있어 너무나 신비롭고 환상적이었다.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였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물이 맑고 투명하여 거울 같았다. 물고기는 없고 개구리만 노닐고 있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뒤로하고 산 중턱에 있는 발구덕마을로 향했다. 움푹 파인 구덩이가 8개라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해발고도 800m 고지에 자리 잡은 화전민들이 개간한 산촌마을이다. 마을의 땅이 점점 밑으로 꺼져 내려가자 사람들이 떠나고 몇 가구 남지 않았다. 주민 일부는 간이식당을 운영하였고 밭에는 고랭지 배추를 많이 재배하였다. 배추는 토양이 비옥하여 품질이 우수하다고 한다.

산이야기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

 

 

16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