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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 축령산 편벽나무 숲 - 김재창의 팔도유람

발길 닿는 대로 천천히 걷는 길

기사입력 2023-09-2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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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선생님 김재창

전남 장성 축령산 편벽나무 숲

발길 닿는 대로 천천히 걷는 길

축령산은 전남 장성과 경기도 남양주시에 같은 이름이 있다. 장성의 축령산(祝靈山, 해발 621m)은 편백나무가 유명하고, 남양주시 축령산(해발879m)의 자연휴양림은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장성 축령산은 자연림이 아닌 인공림으로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었다. 힐링도 할 겸 한 번도 못 가본 축령산을 계획하였다. 장성군(長城郡)은 학문과 선비의 고장답게 곳곳에 필암서원, 고산서원, 봉암서원 등 서원과 사우가 많다. 천년의 역사가 깃든 백양사는 애기단풍과 비자나무 숲, 고불매 등 장성의 대표 관광지다. 장성호 수변 길은 호수와 숲이 어우러져 관광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전국 최대의 조림지로 알려진 축령산을 향하여 떠나는 날 그 어느 때보다 설렘과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농촌 풍경에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3시간 이상을 달려 축령산 들머리인 추암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등산코스는 주차장-임종국공적비-정상-하늘숲길입구-산소숲길입구-솔내음숲길입구-안내센터-주차장, 거리는 약 10km, 소요시간은 5시간 30분이다. 축령산의 편백나무 숲 트레킹 코스는 다양하다. 넓은 임도를 중심으로 솔내음숲길(2.2), 산소숲길(1.9), 건강숲길(2.9), 하늘숲길(2.7) 등 거미줄처럼 엮여 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보이질 않았다. 내 눈을 의심하였다. 등산 준비를 하고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입구에 들어서니 장성편백치유의숲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편백나무는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어 치유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주로 남부지방에서 많이 자라고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목재이다. 등산로 옆에는 예쁜 꽃무릇이 활짝 피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꽃무릇으로 유명한 곳은 영광 불갑사, 고창 선운사이다.
 

좀 올라가니 임종국조림공적비가 세워져 있었다. 조림왕으로 유명한 임종국 선생은 한국전쟁 뒤 폐허가 된 벌거숭이산에 30년간 사재를 털어 묘목을 심고 물을 주고 가꿔 지금의 아름드리 숲이 되었다. 가뭄이 들면 온 가족이 물지게를 지고 비탈진 산을 오르내리며 나무에 물을 주었다고 한다.

한쪽에 축령산 정상 600m’ 이정표가 보였다. 숲에 들어서자 서늘함이 느껴졌다. 정상을 향하여 올라가자마자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가 드디어 보이기 시작하였다. 40~50년 된 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어두컴컴하였다. 삼림욕을 즐기기 가장 좋은 곳인 축령산은 2014년에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꼽혔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상쾌한 공기를 마음껏 들여 마셨다.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정상이 가까울 무렵 들꽃인 물봉선이 붉게 피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꽃을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편백나무 숲 때문인지 힘 안 들이고 손쉽게 정상에 올랐다. 커다란 정상석이 있고 주변은 숲 때문에 보이질 않았다. 한쪽에 2층 구조의 전망대가 있지만 출입을 막아 풍경을 조망할 수 없었다.

정상석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아쉽지만 곧바로 하산을 하였다. 산 중턱쯤 내려오니 다시 곧게 뻗은 편백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더 내려가니 산책로가 사방으로 여기저기 조성되어 있어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렸다.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며 힐링하였다. 우연히 임종국수목장이정표가 눈에 띄어 찾아 나섰다. 산림청이 그의 공로를 기려 국립수목원 내 숲의 명예전당에 업적을 새겨 헌정했다.

힐링하며 여유있게 걷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주어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축령산의 산길은 등산로가 아니고 산책로라 할 수 있다. 삼림욕은 빠르게 걷는 것보다 천천히 걸으며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숲속의 정자에서 휴식을 하며 출발시간을 기다렸다.

산이야기 김재창 010-2070-8405

14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