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야밤 폭우로 노원구 20여 가구 침수
상계2동 상습침수구역, 내년 개량 공사 예정
노후 일반주택지 안전 점검 필요
“밤 10시쯤 귀가했는데 갑자기 화장실에서 ‘펑’소리가 났다. 화장실 문을 열자 하수구에서 물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방바닥까지 차는 데 5분밖에 안 걸렸다. 급히 119에 신고하고 누전차단기를 내렸다. 소방차가 도착해 양수기로 화장실 물을 퍼냈다. 나머지는 우리가 2시간 반 동안 퍼냈다. 집에 저 혼자 있을 때라 너무 놀랐다.” -상계5동 천서현님
“전화 받고 집에 가니 발목까지 물이 찼다. 새벽 2시까지 물을 뺐다. 친구 2명과 정영기 구의원이 와서 도왔다. 옆집 여성이 팔을 다쳐 그 집 물도 퍼냈다. 어제는 모텔에 가서 잤고, 오늘은 구청에서 숙소를 구해줬다. 하마터면 사람이 죽을 뻔했다. 무서워서 주인에게 방을 빼달라고 했다. 가정하수관 문제라 공사한다고 하는데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오늘 바쁘게 집을 알아보고 가계약을 했다. 작년에도 침수된 집이라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11월에 이사 왔다.”-상계5동 김선무님
밤사이 강한 비가 내린다고 예보됐던 지난 6월 8일, 개인주택과 빌라가 많은 동네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9일 오후 3시 기준 노원구청 공식 집계로는 13가구이고, 조사 중을 포함하면 20가구였다.
노원구청 치수과 김맹주 물관리팀장은 “8일 밤 10~11시 사이에 노원에는 시간당 54mm의 비가 내렸다. 구름대가 의정부로 지나가 서울은 강북권만 비가 많이 내렸다. 당초 예보는 10mm 이내였는데, 밤 10시가 넘어 천둥이 치면서 20mm로 바뀌었다. 남양주시는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노원구는 11시 23분에 침수 예보 발령이 하달되어 중랑천을 제외한 3개 하천을 통제했다. 새벽 2시 5분에 발령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11시 40분쯤 최초 침수신고가 와서 기동반과 동직원이 출동, 양수기를 지원하고 하수구 막힌 곳을 뚫었다. 공릉2동 6가구, 상계1동 1가구, 2동 4가구, 5동 1가구, 중계본동 1가구가 침수됐는데, 상계2동은 지역 자체가 물이 못 빠져나가는 상습침수구역이다. 공릉2동은 빌라 골목 공공하수관이 좁아 가구마다 역류방지시설을 했다. 그래서 도로의 물은 안 들어가는데 가옥 내 우수로 만관(滿管)이 돼서 역류된 것이다. 방바닥이 침수된 한 가구는 이재민구호대책을 가동해 노블레스호텔로 피신시킨 상태다.”라고 말했다.
박종현 하수팀장은 “골목 공공하수관이 원인인 상계2동 만관지역은 상계1-3소구역정비시범구역으로 지정돼 기본실시설계를 해서 내년에 하수도 개량과 확관 공사가 예정돼있다. 나머지는 산발적인데 협소한 가정하수관이 막혀서 생긴 문제다. 그것도 준설차량을 이용해 흡입 및 청소를 했다.”고 밝혔다.
SNS로 침수 소식을 알린 정영기 구의원(노원마)은 “상계5동 389번지 침수가옥의 집주인이 세입자 전화를 받고 밤 11시 30분에 제게 문자를 했다. 그 집은 구배가 안 맞아 공공관로를 못 쓰고 좁은 개인관로를 사용하는데, 오수관과 우수관이 하나로 연결돼있다. 구청에서 관을 뚫어 지금은 배수가 되지만 재공사하려면 이웃을 설득해야 한다. 수해복구와 긴급지원이 가능한지 살펴달라고 동장에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락산 노면수로 침수됐던 상계1동 한신빌라에서는 이번 비로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굵은 관을 새로 묻은 까닭이다.
한편, 6월 10일 오후에는 상계5동 한글비석로 24바길의 다가구주택 덧댄 지붕이 비바람에 날아가 이웃 주택의 창문을 깼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놀란 주민이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노후 일반주택지에 대한 안전 점검도 필요해 보인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