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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식 - 강전식 노원문인협회 회원

기사입력 2025-09-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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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시 하나 - 21

월식

강전식 노원문인협회 회원

 

우주는 곧 나의 마음

나의 마음은 곧 우주

어둠 이쪽보다 밝은 저쪽

달은 어디에서 뜨고 돌아가는지

 

압축된 예각들이 충맹한 만월로 뜨고

오늘밤 보름달이 그물로 빠져나간 허공

태초의 고요보다 더 신비한

저 어둠 속에 세계를 먹고 있는 볼록한 도성

 

신은 곧은 것을 곡선으로 그리고

보이는 것은 좁고 천상적 존재는 넓구나

초저녁 밤하늘 어둠이 걸어가고

초생달, 그믐달로 흘겨서 보네

 

신이 죽었다는 말보다

인간이 죽었다가 문제로구나

침묵의 품속에 모습을 이루고

또 다시 해체한다

 

-칠문회 시집 수락산의 노래

 

월식을 보며 시인은 시인이므로 철학적 사유를 시로 적는다. 먼저 나와 우주를 등치한다. 그리고 신은 곧은 것을 곡선으로 그린다.”고 말한다. 역설적 표현 같지만 역설이 아니다. 시인의 착목 지점이 달만큼 멀리 있다.

압축을 풀어보자면, ‘신의 선은 곡선은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말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에서 비롯된다. 누군가는 이를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자연의 선으로 해석한다.

이어 시인이 꺼내든 생각은 달과 같이 볼록한 도성인 지구에 살고 있다는 인식이다. 지구 위에 직선을 그려도 하늘에서 보면 곡선인 것이다. 그러니 신은 곧은 것을 곡선으로' 그릴 수밖에 없다.

과학의 발달로 달을 신적 숭배의 대상으로 보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시인은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절규로 시상을 옮겨간다. ‘신이 죽었다는 말보다/ 인간이 죽었다가 문제는 신의 존재를 확인 못하는 인간에게 인간 자신의 유한성을 이해하는 과제가 남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달 모양의 변화에서 인간의 생로병사를 유추하는 건 기본이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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