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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지하철 - 피덕희

산책길 시 하나 20

기사입력 2025-08-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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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시 하나 20

아침 지하철

피덕희 노원문인협회 회원

 

가랑비 내리는 아침

연잎 위를 미끄러지는 방울들

투명한 방울들

 

또독, 또독

서로를 다독이는

물의 굽소리로

물밑은 어둡지 않아

 

앉은 듯 선 듯

걱정은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는 뜻

헤엄치는 모두에게 달린

부레 같은 것

 

시간의 물살을 밀며

어깨 위로

빗살무늬 하늘이 열리고 있다.

 

-2시집 빈 들판의 노래

 

2012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공모에 당선돼 게재됐던 시다. 걱정은 헤엄치는 모두에게 달린/ 부레 같은 것이라는 비유가 와닿는다.

우리는 오늘을 살면서도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이 즐겁지 않다. 하지만 너무 편안함만 추구하면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져 행복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한다. 생존을 위해 '걱정은 물고기의 부레'처럼 꼭 필요한 것이다. 성경에서는 안일한 삶은 죄에 머무르기 쉽고, 결국 멸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래서인가, 신실한 시인은 부지런히 시를 써서 여러 권의 시집을 냈다.

혼잡하고 고단한 출근 시간에 전철이 빗속을 지나는 동안 시인은 비 내리는 날 물고기가 노는 연못 그림을 완성했다.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물살로 구체화한 시간의 물살이 돋보인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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