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시 하나9
꼭
박영(박영욱, 노원문인협회 이사)
우물#51.5pyw 비밀번호 헷갈려
특수기호 $*^%@!?
해종일 손가락 쥐나게 돌려가며
엔간해서는 또다시 ‘꼭’이라는 그 다짐
않을 것이라 가슴 쥐어뜯으며
고래심줄 같은 뚝심으로 ‘꼭’ 뱉어버리지 못하고
꼬오옥 꼭 되씹으며 ‘소발에 쥐잡기’라도
丙申年(병신년) 새해 ‘원숭이 재주 부리듯’
언 나무에 촉이 터서 유자·탱자 맺어질 것만 같은
새콤한 앉은뱅이 술맛
자꾸만 꼬집히는 요상스러운 심뽀에
버벅거리며 중얼렁부얼렁.
-시집 『초록등대』 중에서
2025년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가 밝은 지 4개월이 넘었다. 새해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봄눈 녹듯 사라졌을지 모르겠다. 2016년 시인의 소망은 무엇이었을까? 시의 화자처럼 “새해엔 술을 끊겠다, 꼭!”이었을 것 같다. 다짐하고 3박 4일 지나 현관 비번과 인터넷 사이트 비번, 신체 밸런스가 ‘꽐라’를 불고 나면 누구나 ‘꼭’을 되씹곤 한다.
그러나 유자, 탱자를 ‘꼭’ 구해야 하는데 나무가 얼어 죽어버린 세상은 얼마나 팍팍한가. 게다가 맑은 시인과 세상과의 불화는 외계어를 방출케 하고도 남았으리라.
잘 쓴 시도 많은데 하필 재미있는 시를 고른 이유는? 이제 치맥이 당기는 계절, 즐겁게 술술 들어가도 건강에는 나쁘니 항상 새해 둘째 날인 듯 ‘꼭’ 절주하시라고.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