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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 윤옥난 (노원문인협회 회원)

시집 『그런대로 괜찮다』

기사입력 2025-03-1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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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시 하나 2

아름다운 동행

윤옥난 (노원문인협회 회원)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

골목에 웃음꽃이 피었다

누군가 연탄을 기증했는데

배달할 사람이 없다는 소식에

우르르 달려와 한마음이 된 사람들

누구는 앞치마 두르고

누구는 조끼를 입고

땀을 흘린다

좁은 골목 한 줄로 길게 늘어서

한 장씩 건네는 서툰 연탄 배달부

수레도 갈 수 없는 비탈진 골목

한겨울 동장군도 녹일 연탄을

두어 장씩 지게로 지어 나른다

지붕 낮은 처마 아래

삐뚤삐뚤 채워지는 온기

용광로 열기처럼 뜨겁다

늦가을 비 내린 좁다란 골목

크고 작은 검은 발자국

따뜻하게 찍힌다

 

-시집 그런대로 괜찮다

 

부자 동네 사는 아이에게 물었다. “연탄재 색깔은?”“검은색이요.”

중계동 산104번지, 새 주소로는 중계로4길에 가면 지금도 연탄재를 볼 수 있다. 기름보일러를 설치하고도 버튼을 못 누르는 어머니들 몇 분이 아직 계시기 때문이다.

외지인들이 찾아와 그녀들의 광에 연탄을 쟁일 때, 무허가 집이라 도시가스를 못 놓는 줄로만 알았었다. 나중에야 같은 불암산 자락 다른 달동네에 뻗은 도시가스 배관이 그곳에 없다는 걸 알았다. 돈이 없어서였을까. 도시 빈민을 위한 나눔의 무대로 긴요했던 걸까. 관객은 나였을까 너였을까.

지붕에 폐타이어를 인 집들이 헐리고 아파트가 생기면 연탄재처럼 뼈 숭숭한 어머니들이 돌아와 삭신을 누일 수 있을지, 따뜻한 시인의 마음이 통했으면 좋겠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

74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