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시 하나 2
아름다운 동행
윤옥난 (노원문인협회 회원)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
골목에 웃음꽃이 피었다
누군가 연탄을 기증했는데
배달할 사람이 없다는 소식에
우르르 달려와 한마음이 된 사람들
누구는 앞치마 두르고
누구는 조끼를 입고
땀을 흘린다
좁은 골목 한 줄로 길게 늘어서
한 장씩 건네는 서툰 연탄 배달부
수레도 갈 수 없는 비탈진 골목
한겨울 동장군도 녹일 연탄을
두어 장씩 지게로 지어 나른다
지붕 낮은 처마 아래
삐뚤삐뚤 채워지는 온기
용광로 열기처럼 뜨겁다
늦가을 비 내린 좁다란 골목
크고 작은 검은 발자국
따뜻하게 찍힌다
-시집 『그런대로 괜찮다』
부자 동네 사는 아이에게 물었다. “연탄재 색깔은?”“검은색이요.”
중계동 산104번지, 새 주소로는 중계로4길에 가면 지금도 연탄재를 볼 수 있다. 기름보일러를 설치하고도 버튼을 못 누르는 어머니들 몇 분이 아직 계시기 때문이다.
외지인들이 찾아와 그녀들의 광에 연탄을 쟁일 때, 무허가 집이라 도시가스를 못 놓는 줄로만 알았었다. 나중에야 같은 불암산 자락 다른 달동네에 뻗은 도시가스 배관이 그곳에 없다는 걸 알았다. 돈이 없어서였을까. 도시 빈민을 위한 나눔의 무대로 긴요했던 걸까. 관객은 나였을까 너였을까.
지붕에 폐타이어를 인 집들이 헐리고 아파트가 생기면 연탄재처럼 뼈 숭숭한 어머니들이 돌아와 삭신을 누일 수 있을지, 따뜻한 시인의 마음이 통했으면 좋겠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