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핵종 암 치료, 단 한 번 촬영으로 방사선량 예측
악티늄-225 치료 맞춤형 선량평가 기술 개발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임일한) 우상근, 알마슬라마니 모아스, 양진규, 송강현, 김현아, 강혜진, 임일한 박사 연구팀이 차세대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알파핵종 악티늄-225(²²⁵Ac) 방사성의약품 치료에서, 단 한 번의 영상 촬영만으로 환자별 장기 흡수선량(각 장기가 실제로 받은 방사선의 양)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악티늄-225는 알파선을 내뿜는 방사성물질로, 매우 짧은 거리에 강한 에너지를 집중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정상 조직 손상은 줄이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 전립선암 등 난치성 암 치료의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약물이 몸속에 퍼지는 양상은 환자마다 달라, 치료 효과는 높이고 정상 장기의 피폭은 줄이려면 환자별로 장기가 받은 방사선량을 계산하는 ‘선량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약물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속도를 알아내기 위해, 투여 후 여러 시점에 걸쳐 영상을 반복 촬영해야 선량을 계산할 수 있었다. 특히 악티늄-225는 영상 신호가 약해 한 번 촬영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탓에, 치료 중인 환자에게 여러 차례 촬영을 요구하기 어려워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얻은 약물의 체내 분포·배출 정보를 알로메트릭 스케일링으로 사람 기준으로 환산한 뒤, 환자를 단 한 번 촬영한 영상과 결합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약물이 어느 장기에 얼마나 있는지는 환자의 실제 영상에서, 얼마나 빨리 빠져나가는지는 환산한 동물 데이터에서 가져와 합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먼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두 종류를 투여한 환자 10명의 영상으로 정확성을 검증했다. 그 결과 투여 24시간 후 촬영한 단 한 장의 영상으로 계산한 선량이, 여러 차례 촬영해 구한 기존 방식의 선량과 오차 10% 이내로 일치했다. 반면 1시간과 48시간 영상을 쓴 경우에는 오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이어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진행성 전립선암 치료제에 적용했다. 이 치료제(²²⁵Ac-PSMA-I&T)는 전립선암 세포 표면에 많이 나타나는 물질(PSMA)에 결합하는 성분과 악티늄-225를 붙여 만든 약물로서, 암세포에 결합한 뒤 알파선을 내어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치료제 투여 24시간 후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으로 촬영해 계산한 신장 흡수선량은 투여 방사능 1메가베크렐당 26.8밀리그레이로, 기존에 국제적으로 보고된 값(34±12밀리그레이)과 유사한 범위였다. SPECT와 전신 평면영상 모두에서 장기별 선량 분포 경향이 일관되게 확인됐으며, 평면영상은 장기가 겹쳐 보이는 한계로 선량이 전반적으로 높게 계산돼 SPECT 기반 평가가 더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상근 박사는 “알파핵종 방사성의약품 치료는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함께 확인하는 정밀 선량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이번 기술은 반복 촬영에 따른 환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환자별 선량을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어, 앞으로 맞춤형 치료를 설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알파핵종 방사성의약품 표적치료 임상연구’와 ‘2차원 단일시점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영상 활용 3차원 선량 및 종양 치료반응 평가’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약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Journal of Pharmaceutical Analysis’(IF 11.2, PHARMACOLOGY & PHARMACY 분야 15/356, Q1) 9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국제원자력기구 역량개발센터 재지정
16년 지정 이후 2031년까지 협력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임일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량개발센터(CBC, Capacity Building Centre)로 재지정됐다. 16년 첫 지정과 21년 갱신에 이은 두 번째 갱신으로, 양 기관의 협력은 앞으로 5년 더 이어진다.
의학원은 제70차 IAEA 총회가 열리고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9월 15일 역량개발센터 운영을 위한 실무약정을 갱신했다. 임일한 한국원자력의학원장과 카린 에르비유(Karine Herviou) IAEA 사무차장이 서명했다.
IAEA 역량개발센터는 회원국의 원자력·방사선 비상대응 역량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교육·훈련 체계를 만들기 위해 IAEA가 각국의 우수 전문기관을 인력 양성과 기술교류 거점으로 지정·운영하는 제도로, 현재 전 세계 7개국 8개 기관이 지정돼 있다.
의학원은 16년 방사선 피폭 의료대응 및 선량평가 분야 역량개발센터로 지정된 이래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를 중심으로 협력해 왔다. 양 기관은 이번 갱신에 따라 교육·훈련, 지식 네트워크 구축, 지식관리, 전문인력 양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간다.
의학원은 그동안 IAEA와 함께 아시아·중동 지역 회원국 전문가를 대상으로 방사선비상진료와 선량평가 국제교육과정을 열어왔다. 19년에는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오만 등 중동 9개국 전문가 20여 명을 대상으로 'IAEA CBC 내부피폭 국제교육과정'을 열어 전신계수기 활용, 갑상선 피폭 측정 등 내부피폭 선량평가 실습을 진행했다.
또 19년 7월 출범한 원자력·방사선 비상대응 국제 교육훈련 네트워크 'iNET-EPR'에서 출범 때부터 21년 7월까지 실무그룹 WG-C(Working Group C) 의장기관을 맡아 회원국이 지식과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포털 구축에 기여했다. 현재도 WG-C 회원기관으로 참여해 피폭 관리와 선량평가 분야의 국제교육 및 기술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임일한 원장은 “이번 갱신은 지난 10년간 의학원이 쌓아온 방사선비상진료와 선량평가 역량을 IAEA가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아시아 회원국의 방사선비상 의료대응 역량 향상에 기여하고, 우리나라의 경험과 기술을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