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에 울려 퍼진 숲의 생기
'녹색어울림' 반딧불이 체험 행사
도심 속 청정 자연의 가치 공유 축제
어둠이 내려앉은 불암산 숲속이 오랜만에 활기로 가득 찼다. 환경단체 ‘녹색어울림(대표 이은수)’이 매년 주관하는 ‘반딧불이 체험’ 행사가 열린 현장이다.
부모의 손을 잡고 찾아온 아이들의 설레는 재잘거림이 고요했던 숲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도심에서 자란 아이들뿐만 아니라, 반딧불이를 처음 마주하는 부모들 역시 상기된 표정으로 현장을 지켰다. 일상적이었던 자연이 특별해지고, 인위적인 것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현대 사회다. 이제는 도심에서 벌과 나비를 보는 것조차 신기한 일이 되어버린 요즘, 서울 한복판에서 반딧불이를 만나는 경험은 그 자체로 경이로움이다. 청정 환경의 지표종인 반딧불이는 애벌레 시절 다슬기와 달팽이를 먹고 자라며, 성충이 된 후에는 1~2주간 오직 이슬만 먹고 살아가며 짝짓기에 열중한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스스로 빛을 내는 반딧불이의 황홀한 자태는 참가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번 행사는 안전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전 예약을 마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야간 숲길 이동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본격적인 어둠이 내리기 전 집결해 참가자 확인 및 안전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참관 전까지 주어진 1시간의 대기 시간에는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루할 틈 없는 유익한 시간을 선사했다.
친환경 도시농업 운동과 탄소중립 실천 및 계몽에 앞장서 온 시민단체 ‘녹색어울림’의 이은수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매년 이 행사를 묵묵히 이어오는 이유는 시민들이 반딧불이의 아름다움을 직접 목격해 청정한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함께 모으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행사를 마친 후 ‘너무 좋았다’며 감사 인사를 건네는 참가자들을 보며 오히려 더 큰 힘을 얻고 그간의 노고를 보상받는다.”고 소회를 전했다.
어두운 숲속에서 안전하게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숨은 주역들의 헌신이 있었다. 시설팀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력, 그리고 굵은 땀방울 덕분에 안전하면서도 멋진 관람 공간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 관람 시설은 해를 거듭할수록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더욱 진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행사장 곳곳에서 묵묵히 손발이 되어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역시 행사를 더욱 단단하고 풍성하게 만들었다.
당장 눈앞의 사사로운 이익이 없음에도 많은 이들이 이토록 열성으로 힘을 보탠 것은 ‘자연이 자연스러울 수 있는 환경’을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고 싶다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용하지만 강한 외침 때문이었다. 불암산 밤하늘을 수놓은 작은 불빛들이 지치지 않고 매년 피어날 수 있도록, '녹색어울림'과 시민들의 아름다운 동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