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율의 상승곡선 올라타기
삼전닉스만 날았다
요즘 국내 증시를 보면 운동회 계주가 아니라, 에이스 두 명이 결승선까지 뛰어가는 느낌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른바 ‘삼전닉스’만 무섭게 올라가는데 정작 내 계좌 속 다른 종목들은 조용하다 못해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 지수는 강하게 반등했지만, 시장 전체 종목을 뜯어보면 10개 중 8개 가까이는 오히려 힘을 못 쓰고 있다. 지수는 웃는데 개인 투자자 표정은 어두운 이유가 여기 있다.
이번 장의 특징은 돈이 너무 한쪽으로 몰렸다는 점이다. AI 열풍과 HBM 기대감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자금이 집중됐고, 다른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마치 맛집 한 곳에만 줄이 길게 늘어서고 옆 가게들은 한산한 분위기와 비슷하다. 시장 전체가 좋아 보이지만 실제 체감은 사람마다 완전히 다른 장세가 된 것이다.
재미있는 건 반도체 ETF에서도 이상한 현상이 나왔다는 점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삼전닉스가 이렇게 강하면 반도체 ETF도 같이 오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강했지, 그 아래 반도체 장비·부품 기업들은 오히려 약한 종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주연 배우 둘은 흥행했는데 조연들 성적은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한 셈이다.
여기에 최근 새로 등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만 두 배로 투자한다.”, “하이닉스만 집중 공략한다.” 같은 상품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기존 반도체 ETF에서는 오히려 돈이 빠져나가는 모습까지 나왔다. 그래서 실제 가치보다 ETF 가격이 더 싸게 거래되는 괴리 현상도 나타났다. 초보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도체 좋은 거 아니었어?” 싶은데, 시장 안에서는 생각보다 복잡한 돈의 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지금 시장에서 중요한 건 지수 숫자보다 ‘누가 이끌고 있는가?’다. 현재는 삼전닉스가 시장 분위기를 사실상 이끌고 있지만, 이런 쏠림 현상은 언제든 방향이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반도체 외 다른 업종으로 분위기가 확산되는지를 같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짜 건강한 상승장은 몇몇 스타 선수만 뛰는 게 아니라 운동장 전체가 같이 움직일 때 나온다.
'내주식은 상승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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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