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구례 산수유마을, 천은사
노란 꽃 속에 빠진 마을, 개울, 사람들
전남 구례는 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지리산 자락 아래에는 매년 봄 샛노란 산수유 꽃이 만개할 때 꽃 축제가 열린다. 섬진강 변에는 벚꽃길이 조성되어 있다.
구례는 서울에서 멀어 큰 마음 먹고 산수유꽃 축제 방문 계획을 세웠다. 구례 산동면 일대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산수유꽃 축제는 전국 최대 산수유 군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봄의 서막이다. 구례를 방문하는 길에 지리산 천은사를 잠깐 방문하기로 하였다.
봄을 만끽한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한참을 달려 지리산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드넓은 벌판은 가슴을 시원하게 하였다. 먼저 지리산 천은사를 둘러보았다.
천은사는 화엄사,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의 하나이다. 천은사는 성삼재, 노고단을 오르기 전에 자리 잡은 사찰로 샘이 숨었다는 뜻이다. 사찰 입구 계곡에는 맑은 저수지와 둘레길이 있어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일주문 현판은 ‘智異山 泉隱寺’ 물 흐르듯 한 서체로 하였는데, 사찰에 화재가 빈번하였으나 이후로 잦아들었다고 한다.
경내로 들어서니 아름다운 무지개다리에 정자가 있어 인상적이었다. 물에 비친 다리와 정자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이곳에서 ‘미스터 선샤인’ 드라마를 촬영했다는 안내판이 있다.
처음 보는 나무에 특이한 노란 꽃이 피어있어 살펴보니 ‘삼지닥나무’라는 이름표가 있었다. 옛날에는 닥나무처럼 종이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원예용으로 식재되고 있다. 바위 위에 앉은 포대화상이 넉넉한 웃음을 하고 있어 보기만 해도 즐겁고 미소가 지어졌다. 동양의 산타할아버지를 불리는 포대화상은 배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다. 홍매화와 백매화가 활짝 피어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사찰을 돌아보며 힐링하고 다음 장소인 구례 산동면 산수유마을로 향했다. 마을 전체에 3만여 그루의 산수유나무가 있는데, 계척마을에는 우리나라에 처음 심었다는 산수유 시목이 있다. 이곳에서 나는 산수유 열매가 전국의 70% 이상을 점유한다. 붉은색 열매는 한방에서 중요한 약재이다.
축제 기간이라 도로가 막히는 것을 각오하였다. 다행히 많은 교통안내원이 안내하여 혼란스럽지는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산수유 마을을 향하여 따라가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산수유 판매 부스 등 장터가 열려 흥을 돋우었다.
드디어 산수유나무가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였다. 노란 꽃이 만개해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었다. 어떤 나무는 작년에 달린 열매가 꽃 속에 그대로 남아있기도 하였다. 언덕을 올라 내려다보니 온 마을이 산수유 꽃으로 덮여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꼈다. 노란 물결이 마을 전체를 물들이고 있었고, 거대한 자연 정원처럼 보였다.
다음 장소를 어디로 가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발길 닿는 데로 축제장을 거닐며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새봄의 정취를 온전히 느꼈다. 안내원에게 좋은 장소를 물어보니 반곡마을과 상위마을을 추천하였다. 반곡마을은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에 넓은 반석(너락바위)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에 들어서자 14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되었다는 기념비가 있었다. 하천으로 내려가자 커다란 너럭바위가 널려있어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하천변 산수유꽃 사이로 데크길을 한참 걸어 올라갔다. 산수유꽃밭 속에 푹 빠졌다.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