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인사이트] 우분투 금융서비스 도종민 대표
부린이 탈출을 위한 첫걸음 거래의 본질을 파악하라 : 매매, 임대, 그리고 매도의 미학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부동산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서게 된다. 내집 마련의 꿈을 꾸는 사회초년생부터 은퇴 후 안정적인 삶을 계획하는 중장년층까지 부동산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막상 부동산 중개업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거나 계약서를 마주하면 우리는 마치 난해한 외국어 영역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처럼 위축되곤 한다.
수억 원이 오가는 중요한 계약 현장에서 용어를 몰라 식은땀을 흘려본 경험이 있는가? 혹은 뉴스를 보며 쏟아지는 부동산 용어에 피로감을 느껴 채널을 돌린 적은 없는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부동산 시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유효한 진리다. 복잡해 보이는 부동산 공부도 결국 기초 용어라는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부동산 거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세 가지 기둥 ‘매매’‘임대’ ‘매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집을 산다.’ 혹은 ‘집을 판다.’고 표현하는 모든 행위가 법률적 용어로 매매(賣買)에 해당한다. 쉽게 말해, 문방구에서 돈을 주고 장난감의 주인이 완전히 바뀌는 것과 같다. 매매는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소유권'이라는 강력한 권리가 이동함을 의미한다. 매매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그 부동산에 대한 배타적인 지배권이 나에게로 넘어오거나 타인에게로 넘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매매는 부동산 거래 중 가장 무겁고 신중해야 하는 계약이다. 등기부등본상의 주인이 바뀌는 이 극적인 순간을 이해하는 것이 부동산 투자의 첫 단추다.
매매가 소유권을 몽땅 가져오는 것이라면, 임대(賃貸)는 소유권은 주인에게 남겨둔 채 ‘사용할 권리’만 잠시 빌려오는 것이다. 우리가 만화방에서 책을 빌려 보거나, 공유 킥보드를 이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국의 독특한 제도인 전세나 매달 돈을 내는 월세 모두 임대라는 큰 우산 아래에 있다. 많은 사회초년생이 처음 겪는 부동산 거래가 바로 이 임대차 계약이다. 내 것이 아닌 남의 물건을 빌려 쓰는 것이기에, 임대 기간이 끝나면 반드시 돌려주어야 한다는 ‘반환의 의무’가 뒤따른다. 매매가 ‘소유’의 영역이라면 임대는 ‘거주’와 ‘활용’의 영역인 셈이다.
매매와 임대가 거래의 형태라면, 매도(賣渡)는 거래의 주체가 하는 행위를 뜻한다. 매도는 한자 그대로 ‘팔아서(賣) 건네준다’는 뜻이다. 즉, 집주인이 집을 파는 행위를 일컫는다. 현장에서는 사는 사람인 ‘매수’와 파는 사람인 ‘매도’를 혼동하는 경우가 잦다. 매도의 ‘도’는 ‘넘겨줄 도(渡)’, 혹은 ‘도망간다’의 의미이다. 내 소유권을 남에게 넘겨주고 이 집에서 나가는(도망가는) 사람, 즉 파는 사람이 매도인이다. 반대로 매수는 ‘거둘 수(收)’를 써서 물건을 거둬들이는 사람, 즉 사는 사람이다. 계약서상에서 매도인란에 도장을 찍는다는 것은 내 자산을 현금화하여 이익을 실현하거나 손해를 확정 짓는, 투자의 마침표를 찍는 중요한 행위다.
부동산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한 곳이다. 하지만 ‘매매’‘임대’‘매도’라는 이 세 가지 기초 용어의 정확한 의미와 법적 효력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시장을 바라보는 해상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내가 하려는 계약이 소유권을 가져오는 매매인지, 사용권만 빌리는 임대인지, 그리고 내가 매도자의 입장인지 매수자의 입장인지를 명확히 인지할 때 비로소 안전한 거래가 시작된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이 세 가지 용어가 당신의 부동산 지능(BQ)을 깨우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 기초가 탄탄한 집이 비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듯, 기본 용어로 다져진 당신의 자산 관리 역시 어떤 시장의 변동성 앞에서도 굳건할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거래의 당사자인 ‘임대인’‘임차인’, 그리고 조금 더 심화된 개념인 ‘전대차’에 대해 알아보며 부동산 지식의 뼈대를 더욱 튼튼히 세워보도록 하겠다.
우분투 금융서비스 도종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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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