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한려해상국립공원 거제 지심도
빨갛게 물든 동백섬 힐링여행
지심도는 경남 거제시 일운면에 있는 작은 섬이다. 하늘에서 보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하여 지심도라고 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사계절 풍광이 아름다운 자연휴양지로, 우리나라 걷기 좋은 길 17선에 선정되었다.
전체면적이 0.356km², 해안선 길이 3.7km, 최고점 97m, 10여 가구, 주민 20여 명이 살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설치한 포진지와 탄약고, 사택이 남아있어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섬이다.
겨울에서 봄까지 섬의 절반 이상이 동백꽃으로 빨갛게 물들어 동백섬이라고 하는데, 남해안에는 동백섬이란 이름을 가진 섬들이 많다. 동백나무는 제주도나 남부지방에 주로 분포하는데, 추위에 약해 중부지방에서는 보기 힘들다. 불에 강하기 때문에 선운사 동백나무 숲처럼 방화수림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동백꽃은 향기가 아닌 꿀로 새를 유인하는 조매화(鳥媒花)다. 동박새가 동백꽃을 찾아다니면서 꿀을 빨고 꽃가루를 옮긴다. 동백꽃과 동박새는 아름다운 공생관계이다. 동백꽃은 대략 11월 말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2~3월에 만발하는 편이다. 강진 백련사, 고창 선운사의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지심도는 서울에서 멀어 밤 11시에 출발하였다. 차에서 잠을 청하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5시간 이상 달려 거제도 구조라항에 도착하였다. 외도로 가는 유람선 선착장이 있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항구이다. 주변엔 횟집, 식당, 편의점, 숙박업소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식당에서 이른 아침 식사를 하였다. 빛깔이 붉은 물고기인 적어(赤魚)가 나와 맛있게 먹었다.
식사 후 10분 거리에 있는 지세포항으로 이동하였다. 출항시간은 오전 8시 45분, 관광객을 가득 태운 작은 배가 잔잔한 바다를 미끄러지듯 달렸다. 15분이면 지심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선착장에 발을 내디디니 가장 먼저 인어상과 동백꽃 그림이 눈에 띄었다. 작은 선착장이 관광객들로 분주하였다.
일주코스는 선착장-동백터널-샛끝전망대-해맞이전망대-옛분교-포진지-탄약고-마끝전망대-선착장이다. 섬을 한 바퀴 도는데 2시간이면 충분하다.
선착장에서 길을 따라 올라가니 동백꽃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동백꽃 터널 오솔길에서는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곧이어 활짝 핀 매화꽃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봄소식을 알리는 꽃을 보니 설레기 시작하였다. 상춘객들은 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누군가가 떨어진 동백꽃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눈을 즐겁게 하였다. 특이한 집이 보이는데, 안내판을 보니 ‘전등소 소장의 사택은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이다. 1938년 준공됐다.’고 적혀 있었다.
좀 더 가니 대나무 숲이 나타나 담양의 죽녹원이 떠올랐다. 일제강점기 때 침략의 상징이었던 욱일기가 게양됐던 곳이 나타나 반일감정이 일었다. 아직도 일제 잔재가 곳곳에 남아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드디어 섬의 북쪽 끝인 섬끝전망대에 이르렀다. 푸른 바다가 드넓게 펼쳐지고 해안가에 멋있는 해식절벽은 이국적으로 보였다. 남쪽 끝인 마끝전망대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섬 중앙에 있는 해맞이전망대에 다다르자 넓은 평지가 나타났다. 남해가 한눈에 탁 트여 시원하게 느껴졌다. 숲속 작은 건물은 폐교 자리라 쓸쓸하게 서 있었다. 다른 곳에는 현대식 건물이 있어 의아하였는데 국방과학연구소라고 하였다.
마끝전망대에 이르자 섬을 모두 탐방하였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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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