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주의의 승리인가? 위기인가?
언론은 현장을, 사실을 기록하는 것
노원신문은 매주 월요일자로 발행되어 다음 날까지 주민센터를 비롯한 다중이용 기관과 아파트 단지에 배포하며, 구독자에 대한 우편발송도 이뤄진다. 배포는 노원지역 곳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을 직접 관찰하는 계기가 된다. 그런 현장에 대한 이해가 다음 호 취재에 반영된다. 지난 12월 3일도 1061호 배포를 마무리하고 취재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난데없는 비상계엄 선포에 이은 계엄군의 포고령은 어떻게 아침을 맞을 수 있을지 긴장하게 하였다.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노원구를 비롯해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내년 예산을 확정하기 위한 지방의회 정례회를 열고 있는데, 지방의회의 활동을 중지한다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를 마비시키는 일이다. 당장 노원구의회를 취재하는 일정부터 혼란스러웠다.
2.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3.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1980년대 민주화 시대를 겪은 사람들에게 계엄령은 무자비한 것이다. 탱크를 끌고 군인이 국회와 정부청사, 언론기관을 장악하는 동시에 계엄방송과 함께 호외를 뿌리는 것으로 쿠데타는 시작된다. 취재의 제한은 물론 계엄사의 논조와 다른 기사는 여론조작, 허위선동이 되어 보도할 수 없게 된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여러 뉴스매체들을 검색하며 국회 현장의 영상화면에도 집중했다. 계엄령에도 불구하고 언론보도는 계속되고 있었다. 노원신문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골목골목마다 건물건물마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증거기록이 되는 세상에,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송출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세상에 언론통제는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4.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행위를 금한다.
그렇다면 지역신문의 기자로서 우선 노원구청과 구의회의 상황은 어떤지 취재해야 할 것이다. 계엄군은 어떻게 배치되었는지 알아봐야 하는데, 계엄군에 취재협조를 먼저 요청해야 하나? 아니면 비밀리에 정보를 입수해야 하나? 인쇄뿐만 아니라 홈페이지에 기사를 올리는 것도 어쩌면 결의가 필요한 것일 수 있다.
5.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6.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고 밝혔다.
2024년 12월 3일 저녁 10시 30분에서 다음 날 새벽 4시 30분까지 대한민국은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격동을 이겨냈다. 아직 완결되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