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 수락파크빌 경로당 '어르신 누구나 함께하는 점심’
60대 총무 영입 후 새바람
노인인구 1천만 시대, 초고령사회가 눈앞이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24.7.10.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수는 1000만 62명, 전체인구 5126만 9012명 중 19.51%에 해당된다. 노인인구 중 독거노인비율은 22.1%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독거노인의 삶은 우울증상, 영양관리, 생활상의 어려움 등 다방면에서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중 경로당 이용 비중은 26.5%에 불과했다.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때로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은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시기에 문을 활짝 연 경로당이 있어 화제다. 바로 상계1동 수락파크빌아파트 경로당(회장 김태진)이다. 23년 초 취임한 김태진 회장이 김순희 총무를 65세가 되자마자 영입하면서 경로당에 활기가 더해지기 시작했다. 요즘엔 30명 가까운 어르신들이 모여 주3일 점심식사를 하고 주2일 간식을 나눈다. 가입비 2만원, 월회비 3천원을 내지 않는 비회원 어르신들도 환영한다.
경로당 살림을 맡은 김순희 총무는 새마을부녀회, 적십자봉사회 활동을 하고, 건강 리더도 할 정도로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김순희 총무는 “혼자 집에 계시지 말고 이리 오시라. 집에서 에어컨 틀면 에너지 낭비이니 오시라고 했다. 그랬더니 식사하시는 분이 10명 늘었다. 저는 어르신들은 ‘언니’라고 부르는데 좋아하신다.”며 “우리 아파트에는 노인이 많다. 나홀로 가구도 많다. 혼자 집에 계시면 귀찮아서 안 해 드신다. 그래서 영양 골고루 섭취하시게 최선을 다해 점심을 해드린다. 항상 빠뜨리지 않는 메뉴가 단백질 공급원인 고기와 생선이다. 김치도 직접 담가서 먹는다. 도우미 아줌마가 반찬을 맛있게 잘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14일 점심시간, 수락파크빌 어르신들은 밥과 고등어조림, 콩나물무침, 깍두기, 호박나물, 봄동 고구마잎 된장국으로 식사를 한 뒤 김순희 총무의 인도에 따라 ‘브라보 아줌마’ 노래를 부르고 건강박수를 하고 스트레칭을 했다. 치매 어르신도 건강박수는 곧잘 따라 하신다.
식구가 늘어 노원구청에서 주는 쌀과 한 달 51만원의 지원금으로 살림이 빠듯할 텐데 수락파크빌 경로당에는 알뜰 살림 전략과 화수분을 만드는 채움이 있었다.
김순희 총무는 “날마다 카트 끌고 청년가게 같은 데 가서 장을 봐오는데 경로당이라고 하면 덤도 주고 좋은 걸로 가려준다. 입주민들이 텃밭 고구마 순도 가져오고 자진해서 돈을 보태주시면 그걸로 장을 보기도 한다. 콩나물을 길러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김태진 회장(79세, 남)은 “우리 경로당은 화합이 잘 되고 서로 베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고 오고 싶은 경로당이 됐다. 요즘 경로당은 80대도 가서 심부름하는 시대지만 총무님이 오고 젊은 분들이 들어와서 우리 회원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홍구(97세, 남) 어르신은 “직전에 회장을 13년간 했다. 젊은 회원들이 들어와서 회원도 많이 늘었고 경로당이 활성화됐다. 나이 먹은 사람도 더 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식(96세, 여) 어르신은 “최초 입주자로 22년 살았다. 10원짜리 고스톱 치는 게 재미있다. 음식도 간이 맞아 모두 맛있다. 여기 오니 심심하고 외롭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원종희 님은 “요양보호사인데 김수복(92세, 여) 어르신을 모시고 온다. 두 달 정도 미안해서 밥을 안 먹었는데 하도 먹고 가라고 해서 먹게 됐다. 어르신이 누워계시다가도 여기 가자 그러면 벌떡 일어나셔서 오신다.”고 말했다.
매일이 어르신 잔치인 수락파크빌 경로당, 그런데 30인분 가까이 식사를 준비하는 주방이 한 사람만 일할 수 있을 정도로 좁아 개조가 필요해 보였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