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이는 인류의 미래
다정하게 손잡는 가정, 지역, 학교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 독일의 동물학자 헤켈이 ‘발생 반복의 법칙’을 설명하면서 한 생명체가 수정되어 이 땅에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은 최초의 생명체가 단세포에서 시작해 고유의 종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했다.
진화는 개체의 적응기가 아니라 종의 도태의 서사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며 위협하는 환경에 대항하여 수많은 생존전략을 제시하였고, 결국 절멸의 위기를 버텨냈기에 오늘날 생명을 계속 잉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투쟁의 역사도 우리 유전자 안에 고이 남아있다.
앞으로 닥칠 온갖 환경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온갖 능력이 필요하다. 지금은 전혀 쓸데없는, 발현되지 않은 유전자 한 쌍이 온전히 남아있어 앞으로의 환경에 필요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개체의 능력만으로 모든 조건에 대응하기 부족하기에 종의 진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략은 '연대'이다.
현생인류보다 체격도, 뇌 용량도 커 일찍이 석기를 제작했던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했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최종 진화에 살아남은 것은 소통능력으로 보기도 한다. 소통은 사냥기술, 전쟁기술을 혁신하고 나아가 문화를 만들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키웠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6.25 전쟁 후 살아남기 위하여 의식주부터 악착같이 챙겨야 했다. 그 자식인 베이비붐 세대는 도시에 생산기지를 만들어 부를 축적했다. 산업화 이후 새천년을 맞이하는 세대는 매스미디어의 시대를 누렸다. 이제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를 연구한 유발 하라리는‘마지막에 남는 건 인류가 아닐 수 있다.’고 데이터교의 디스토피아를 보여준다.
기술이 인간을 해방시킬 수 있는가? 아니면 인간을 종속시킬까?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교육은 이전의 세대가 경험해 쌓은 생존 방법을 후대에게 전하는 것이다. 가장 보수적이어서 새로운 시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우리는 경험 이외의 것을 가르칠 수 없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동문학가 이정훈은 “모르는 걸 배우면서 무럭무럭 자라는 어린이, 오순도순 사귀면서 지혜로 자라는 어린이, 서로서로 손잡고 노래 부르는 어린이”가 좋다면서 “이 세상 모두들 그를 닮았으면 좋겠어.”라고 노래한다.
북부교육지원청 이정희 교육장도 ‘성공은 손잡을 수 있는 이가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생생물, 멸종 위기생물을 보호하는 종다양성이 자연을 영원히 성장시키는 것처럼 개체 차원에서도 다양성이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다. 어떤 시대가 닥칠지 모르듯이 어떤 아이의 어떤 능력이 인류를 살려낼지 모르는 일이다. 아이는 인류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