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 은사 키즈 조은비 평통위원
‘노원 자전거 한 바퀴’서울대 대학원 입학
기숙사 입주 ‘날개 달고 돌아올게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노원구협의회(협의회장 길주형)의 28세, 최연소 위원인 조은비 위원이 대학 졸업 3년 만에 모교인 서울대 독일어과 대학원에 합격하고, 캠퍼스 안의 가족생활동 입주가 최종 결정되면서 3월 1일 이사 간다.
“송파구청장실에서 근무할 당시 방문하시는 분들이 다 박사들이라서 나도 전문분야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도 있을 것이니까요. 국제행사 영어 통역도 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까 독일어가 더 좋아졌어요. 지적 호기심이 아직 남아 있나 봐요. 학교에 가니 교수님도 두 팔 벌려 환영해 주시고 전액장학금도 받았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멋진 날개를 달고 노원에 돌아올게요.”
조은비 위원은 전형적인 ‘은사키즈(은행사거리 학원가 출신)’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동네라는 추천을 받은 부모를 따라 1살 때인 1998년 중계동으로 이사 왔다. 자전거를 타고 어린이도서관을 다니고, 노원유스챔버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매주 노원예술회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은행사거리 학원가를 놀이터처럼 쏘다니며 원광초, 재현중을 거쳐 서울외고에 입학했다. 유학생 출신이 많은 외고에서도 회화, 발음에서도 밀리지 않는 ‘은사키즈’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은행사거리에 현수막을 달며 16년에 서울대에 입학, 새내기 오리엔테이션에서 운명의 남자를 만났다. 사범대 1년 선배인 화학도인데, 어느 날 동네에서 다시 만났다. 알고 보니 수암초, 을지중, 불암고를 나온 은사키즈로‘입학 축하 현수막’을 먼저 달았던 선배였던 것이다.
“같은 동네 사람이니까 생활환경도 비슷해서 잘 통했어요. 어쩌면 어릴 적에 은사에서 스쳐 갔을지도 모르죠.” 그런 운명으로 백령도 해병대 장교로 입대한 친구를 기다리며 1년 반의 곰신 생활 끝에 졸업 이듬해인 22년 11월 결혼했다. 남편 한상휘는 서울대에서 친환경 수소에너지를 연구하는 박사 공부 중이다. 이제 서울대 캠퍼스에서 신혼생활과 학업을 같이 하게 된다. 관악산 정기를 받아 2세도 생기면 좋겠단다.
“중계동에서 자라면서 훌륭하신 선생님을 만나 사랑받았어요. 전교 임원으로 학생들 앞에 나서면서 무대를 익혀 아나운서가 되었고요. 은사학원에서 배운 실력으로 은사학원에서 외국어 강사를 하며 학비도 다 벌어 썼어요. 오랫동안 살았으니 노원에 빚진 게 많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 ‘통일’에 꽂혀 학교수업을 빼먹고 ‘유엔인권보고서 발간 기념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할 정도 세상에도 관심이 많았던 조은비 위원은 졸업 후 송파구청장실, 코리아헤럴드 콘텐츠 프로듀서, 교육감 후보 SNS팀장을 맡았었다. 지난해 9월 민주평통 21기로 선임되어 청년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11월 글로벌통일대화에 참가하여 고교 때 만났던 연대 이정훈 교수를 다시 만나기도 했다.
조은비 위원은 공부를 위해 잠시 떠나야 하는 노원에 대한 아쉬움으로 ‘노원구 자전거 한 바퀴’ 책을 펴냈다. 노원구에서 처음 자전거를 배우면서 그동안 성장한 이야기다. 중간중간 노원구의 명소도 소개했다. 직접 편집디자인까지 해냈다.
“노원의 딸, 이곳 노원에서 청년과 여성의 희망을 찾겠습니다.”는 각오도 담았다.
“우리 사회도 이제 인구가 줄면서 다문화시대를 맞이했죠. 말이 통하지 않으면 사회통합도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독일 통일과정과 언어정책도 살펴보고, 다문화아동의 기초학력 강화를 위한 언어교육도 필요하니 연구해 볼 생각입니다. 공부를 마치고 은혜 입은 노원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