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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오봉산, 청평사 -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큰 호수를 품은 설산, 그 가운데 고찰

기사입력 2024-02-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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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선생님 김재창람 산 이야기

춘천 오봉산, 청평사

큰 호수를 품은 설산, 그 가운데 고찰

오봉산(五峰山, 779m)은 춘천시에 있는 산이다. 이 산은 비로봉, 보현봉, 문수봉, 관음봉, 나한봉의 다섯 봉우리가 연이어 있어 오봉산으로 부른다. 산과 호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호반 산행지로 알려져 있다. 정상에서 남쪽 산자락에는 고려시대(973)에 창건한 청평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른 아침 버스에 몸을 싣고 달렸다. 춘천은 강과 호수 등 물이 많아 호숫가의 도시, 즉 호반의 도시라고 불린다. 춘천을 대표하는 음식은 닭갈비와 막국수가 있다. 춘천닭갈비는 1960년대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양념에 재운 후 갈비처럼 숯불에 구워 먹으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막국수는 19세기 말 춘천지역 의병들이 일본군을 피해 깊은 산으로 들어가 메밀을 재배해 막국수가 자리 잡았다고 한다.

2시간여 달려 한때 국내 최장 터널이었던 배후령 터널을 지나 들머리인 배치고개에 도착하였다. 배치고개는 춘천과 화천을 이어주는 길로 오봉산을 오르는 최단코스 지점이다. 정상까지는 약 1km로 짧아 부담감 없이 오를 수 있다. 차에서 내리니 맑은 공기가 가슴 속까지 상쾌하게 해주었다. 등산코스는 배치고개-오봉산 정상-소요대-천단-청평사-주차장, 거리 5km, 소요시간은 약 3시간이다.

등산로에는 눈이 쌓여있어 아이젠을 하고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다. 겨울산은 잎을 떨군 나무들의 앙상한 모습으로 황량하게 보이는데 하얀 눈이 내리면 멋진 설경으로 변한다. 그래서 눈이 온 후에는 등산객들이 산으로 몰려든다. 설경으로 가장 유명한 덕유산은 인산인해를 이뤄 곤돌라를 타는데 몇 시간씩 기다리곤 한다.

중턱에 오르니 멀리 한가로운 농촌 풍경이 펼쳐졌고 산이 첩첩이 쌓여있었다. 그림 같은 풍경을 바라보니 피로에 지친 몸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40분을 오르니 벌써 정상이다. 인증사진을 찍고 청평사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멀리 소양호가 보였다. 소양호는 동양 최대의 사력댐인 소양강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겼다. 면적과 저수량에서 한국 최대의 크기로, 내륙의 바다라고도 한다.

하산 길이 급경사여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겨울이라 얼음이 있고 눈이 쌓여있어 상당히 위험했다. 다행히 거의 전 구간에 로프가 있고 발 내딛는 안전장치가 있어 안심되었다. 바위가 켜켜이 쌓인 좁은 구멍을 힘들게 지나가기도 하였다. 청평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소요대(逍遙臺)가 나타났다. 이곳에서 조선 중기 보우스님이 시를 노래했다고 한다.
 

촛대바위를 지나고 나니 청평사(淸平寺)가 가까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경내에 들어서니 천년고찰답게 고풍스러웠고 가람배치가 안정감이 있었다. 보물인 청평사 회전문은 사찰을 더욱 빛나게 하였다. 회전문은 문의 좌우에 긴 행랑을 지은 점이 특징적이고 짜임새 있는 단아한 건축물로 평가된다. 국보였던 극락전 건물과 탄연스님이 쓴 문수원기비가 전해 내려왔는데 한국 전쟁으로 소실되었다. 사찰을 벗어나서 바라보니 청평사가 오봉산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게 보였다.

좀 더 내려가니 특이한 2층 건축물이 보였는데 고려선원(高麗禪園)이라고 하였다. 영지(影池)라는 연못이 있는데 고려시대 이자현이 조성한 것이다. 청평사 주변은 빼어난 산수를 보여주는데 현존하는 유일한 고려 정원이라고 한다. 산기슭에 공주탑이라 불리는 삼층석탑이 보였는데 공주 몸에 상사뱀이 붙어 고생하다가 떨어져 나갔다는 전설이 있는 탑이다. 1.4km를 내려가 향토음식점에서 산채비빔밥과 빙어튀김을 맛있게 먹었다. 인제군 남면에 빙어마을이 있는데 소양호 물이 꽁꽁 어는 겨울이면 빙어잡이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소양강댐에서 유람선을 타고 소양호를 가로질러 들어오는 관람객들이 보였다.

산이야기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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