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던져진 돌멩이는 땅에 떨어진다
내일을 시작하는 새로운 용기
세상에서 일어나고 벌어지는 일들을 가장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원리를 꼽는다면 포물선이론을 검토해 볼 만하다.
한 점에서 직선까지의 거리가 같은 점들을 이은 선을 포물선이라고 하는데, 물리학에서 중력장이 작용하는 공간에서 힘의 방향과 비스듬하게 던져진 물체가 활처럼 휜 궤적을 그리는 운동을 포물선 운동(抛物線 運動 projectile motion)이라고 한다. 물체가 운동하는 방향과 같지 않은 방향으로 힘을 받을 때 생기는 궤적이 포물선이다. 1차원 등가속도 운동에 자유도를 더한 대표적인 2차원 운동이다.
날아가는 물체의 질량과 던지는 힘, 그리고 발사각도를 알면 어디까지 올라갈지, 얼마나 멀리 갈지 알 수 있다. 일정한 시간 뒤의 위치까지도 계산할 수 있다. 힘이 운동과 변화의 원인이고, 그래서 새로운 생성까지도 관여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포물선의 궤적은 사물의 물리적 원리일 뿐만 아니라 인생을 설명하는 데도 유용하다. 시간 앞에서는 논리의 기승전결(起承轉結)이나 생명의 흥망성쇠(興亡盛衰)가 같은 체계이다.
누구는 소년급제하여 일찍이 구름 위를 날고, 또 누구는 대기만성이라 늘그막에 빛을 보기도 하지만 결국은 다시 바닥으로 내려온다. 어떤 힘을 가지면 저처럼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세상에 나설 때는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기술을 연구하고, 새롭게 도모하는 것이 권리이지만,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른 이후에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 의미와 가치에 대해 회의(懷疑)한다. 그리고 나서야 진실로 세상을 예우할 줄 알게 된다. 품격 있는 삶의 완성이다.
일반적인 포물선을 벗어나려면 특별한 힘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굵고 짧은 인생만큼이나 가늘고 길게 버티는 데는 특별한 힘이 필요할 것이고, 떨어졌다 다시 오르기 위해서도 엄청난 뒷심이 필요하다. 출발점과 도착점이 같다면, 그래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건 순환이다.
세상은 특별하게 변하지는 않는다. 내 아들이 아버지를 닮은 나를 닮듯이 세대와 함께 시대(時代)도 유전(遺傳)된다. 기하학에서는 심지어 부분을 이루는 요소들이 전체와 닮은 자체 유사성의 개념을 프랙탈(fractal)로 설명하고 있다.
하나의 원인이 하나의 결과로 끝나지 않는다. 그 결과가 원인이 되어 새로운 사건이 시작된다. 도미노(domino)의 세상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 일련의 조각 중에서 하나만 빼도 성공하지 못하는 것처럼, 하나의 조각으로 불행도 막을 수 있다.
내 몸의 균형, 내 세계의 질서가 나를 안정된 세상의 일원으로 존재하도록 한다. 나 하나의 변화가 새로운 승천의 시작이 된다면 충분히 행복한 일이다. 저 땅에 떨어진 돌멩이가 눈비에 깎여 자갈이 되고 흙이 되어야 순환의 싹을 틔울 수 있다. 우리는 남아 또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