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사람들의 노원개발, 재건축
노후계획도시특별법, 기회인가 장애인가
지난 10년간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상승세가 올해는 하락세로 꺾였다. 2005년 공시제도 도입 이후 최대인 18.61% 하락했다.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거기에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시세의 69.8%를 적용한 것이다.
각종 세금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의 하락과 부동산 관련 세제의 개편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 부담이 조금 줄었다. 또 주택매입 시 사야 하는 국민주택채권액도 줄어든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도 줄어든다. 재산이 많을수록 세 부담은 더 많이 경감된다.
반면 기초생활수급자와 각종 복지급여, 국가장학금, 장려금 대상자도 늘어난다. 노원같이 서민이 많은 지역에는 세수가 줄어드는 대신 복지비 부담은 커진다.
최근 재건축을 추진하는 노원에는 아파트 가격이 또 다른 영향을 받는다. 20~21년 아파트 가격 폭등 시기에는 전국 최고를 기록할 정도도 오르더니 22~23년 금리 인상으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때는 또 전국 최고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갭투자, 실거주가 아니라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만 부담하면서 주택가격이 더 오르면 투자수익을 챙기는 거래이다. 집 한 채에 20억원, 30억원 하는 강남보다는 실수요자가 많아 작은 평수가 몰려 있는 노원구가 그런 갭투자의 대상지가 되었다.
이들 갭투자자들은 노원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다르다.
대대로 고향인 노원을 지키는 토박이, 그리고 60년대 서울에 편입된 변두리 땅으로 버려지듯 쫓겨난 철거민과 무작정 상경해 산동네, 둑방에 마을을 이룬 사람들의 애환이 이 땅에 남아 있다. 최초의 ‘노원사람’이라 할 만한 사람들은 1988년 마침내 노원구를 분리독립하도록 한 상계주공 사람들일 것이다. 아파트촌이 고향인 이들도 이제 서른 살이 넘었다.
같은 아파트지만 중계동은 또 다르다. 지하주차장을 갖춘 민영아파트는 널찍했다. 그들은 은행사거리 학원가를 만들었고, 아이들의 대학 진학과 함께 떠나갔다. 한편으로는 대조적으로 임대아파트단지가 만들어졌다. 개발 진도가 느린 월계, 공릉동은 대학교를 기반으로 원룸촌으로 전환하면서 청년들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노원에 살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와 불편을 겪어내고 있다. 노원의 낡은 아파트를 빨리 재건축하자는 이들은 월세를 받아 노후자금을 삼자는 이들이거나, 고금리 부담을 빨리 털어버리고 이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영끌 투자자들이다. 코로나에도 안전한 주거, 출퇴근도 막힘없는 교통기반시설, 개발 기간의 이주주택 같은 것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다만 용적률 상향, 분담금 최소화, 사업성 극대화만 고민할 뿐이다.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은 기존의 도시정비법에 의한 재건축으로는 광역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