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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2) –카인디호수, 콜사이호수와 샤른계곡

신이 만든 신비로운 경치 - 일흔고개 임관철의 파미르-실크로드

기사입력 2022-10-2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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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고개 임관철의 파미르-실크로드

카자흐스탄(2) 카인디호수, 콜사이호수와 샤른계곡

신이 만든 신비로운 경치

척박한 중앙아시아가 꿀이 흐르는 땅으로 변하고 있다. 알마티에서 23일 일정으로 카인디호수, 콜사이호수와 샤른계곡으로 향했다. 두 호수 중간에 위치한 조그만 마을에 숙소를 잡았다.

카인디호수 가는 길은 울퉁불퉁한 흙길이다. 초원에는 어느 곳이나 가축들이 많았다. 말 탄 목동들이 가축들을 몰고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무리를 만날 때가 종종 있다. 양이나 염소들이 이동할 때는 차가 서행을 하지만 소나 말들이 도로를 다 차지하고 이동할 때면 날뛰는 큰 가축들과 차가 부딪칠까 겁이 났다. 운전사들은 늘 경험해서인지 절대로 경적을 울리지 않았다.

더위에 지친 양과 염소들은 초원 구릉에 조그만 그늘만 있으면 모여 쉬고 있었다. 가축들이 풀을 뜯는 것조차 힘들 정도의 더위였다.
 

카인디호수는 1911년 카자흐스탄 대지진 때 만들어진 호수로 지금은 수심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만들어질 때 갑자기 물에 잠긴 나무들이 말뚝처럼 박혀 있다. 물 위에 드러난 부분이 화석처럼 곧게 서 있는 것이다. 비취색의 투명한 호수, 물에 박힌 나무, 청록의 전나무 숲, 파란 하늘이 어우러진 상상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경치였다.
 

숙소로 돌아오는 저녁 무렵 풀을 뜯던 수천 마리의 가축들도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목동과 가축몰이 개도 없는데 우리로만 찾아간다. 어미를 좇아가는 어린 가축들의 애달픈 소리도 들렸다. 석양에 소를 몰고 집으로 향하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다. 해거름 초가집 굴뚝에서 은근하게 퍼지는 연기 냄새는 왜 그리도 반가웠던지.

다음 날 아침 일찍 콜사이호수로 트레킹을 나섰다. 8~10시간 걸리는 고도가 높은 트레킹이다. 간단한 점심도시락을 가지고 떠났다. 멋진 콜싸이호수를 낭떠러지 아래쪽에 두고 흙길을 걷는 것으로 트레킹이 시작하였다. 급경사 중간을 끊어 좁은 오솔길을 만든 것이다. 둘이 함께 옆으로 걷기 어려울 정도의 너비이다. 그런데도 사람이 다니는 길과 큰 말이 다니는 길의 구별이 없었다.

2km 정도 지나면 원시림을 따라 걷는 길이 나타난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거세게 달리는 맑은 시냇물 소리와 달콤한 원시림의 공기를 마시며 걸었다. 경사가 없는 평탄하고 시원하게 갈 수 있는 길도 곧 급경사 길로 이어져 땀이 온 몸을 적셨다. 맑은 시냇물로 세수를 하여 몸을 식힐 수 있지만 먹을 수는 없단다. 관광객을 태우고 다니는 말들의 대소변이 섞여 기생충이 많기 때문이란다.
1호수에서 2호수까지 트레킹도 힘들어 몇 번 휴식을 하였다. 곳곳에 쓰러진 거목들 때문에 길이 없어지고 새로 만들어진 조그만 길로 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짐 없이 혼자 오르기도 힘든 험한 길을 큰 몸집의 말이 사람과 짐을 가득 싣고 올라가다니 대단하다. 숨을 거세게 몰아 내쉬며 급경사를 올라갈 때에는 말들도 힘든지 대소변을 지리곤 했다.
 

3호수 거의 다 올라가서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일행들은 3호수까지 등정을 계속했고, 나는 그 자리에서 쉬기로 했다. 원시림 산행은 짐승들도 있고, 길을 잃을 수도 있어 조심해야 했다. 현지 안내인은 내가 50m 정도 아래 시원한 시냇가에서 기다린다고 하니 허락을 하지 않았다. 헤어진 그 자리에서 있어야 안전하단다. 1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하산 길의 동료들과 합류했다. 하산 길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가기 전에 체력 훈련은 했지만 긴 여독과 고산병이 겹쳐서 그런지 긴 트레킹을 간신히 마쳤다.

돌아오는 길에 중앙아시아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샤른계곡 중심을 트레킹했다. 샤른계곡의 중심은 다섯 개의 협곡 중 가장 아름다운 성들의 계곡(Vally of Castles)’ 보통 샤른캐니언이라 일컫는다. 기록에 따르면 샤른계곡은 천산산맥의 샤른강을 따라 길게 형성되었다. 1200만여 년 전부터 바람과 물과 모래의 침식으로 붉은 사암을 기이한 형태와 다양한 색으로 빚어내어 샤른계곡이 만들어진 것이다. 건조 지형의 물리적 풍화작용으로 생성된 다양한 경관을 볼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 와디(비 올 때만 흐르는 하천)를 따라 내려가면서 보는 경치였다. 자연이 만든 기이하고 아름다운 경관은 신성한 느낌마저 들었다. 버섯바위, 메사와 뷰트, 동굴 등을 보면서 걸었다.

종착인 맨 아래 정자가 있는 곳에는 샤른강 본류가 거센 물결을 자랑하며 흐르고 있었다. 어제의 피곤과 더위 때문에 되돌아 올라갈 것을 걱정했는데, 다행히 운행하는 합승버스가 있어 타고 쉽게 올라왔다.
노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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