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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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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허만송 어르신 시집 『바람이 지나간 자리, 들꽃처럼 피어나』

주간보호센터에서 출판기념회 개최

기사입력 2025-07-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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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허만송 어르신 시집 출판

바람이 지나간 자리, 들꽃처럼 피어나

주간보호센터에서 출판기념회 개최

지난 717일 창동 두이홈데이케어센터(원장 김주연)에서는 어르신들과 요양보호사 등 30여명이 모인 가운데 90세 허만송 어르신의 시집바람이 지나간 자리, 들꽃처럼 피어나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시집은 김주연 원장이 운영하는 주연출판사에서 발간해 헌정식도 진행했다.

축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센터 직원들이 나섰다. 이상희 요양보호사는 사회를, 김희선 요양보호사는 시낭송을, 성경 어르신·임명아·이형원 요양보호사는 반짝이 옷을 입고 축가를 불렀다. 피날레로 전 직원이줄리아노래에 곁들인 율동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오한성 어르신도 축사를 했다. 따님인 허진희님도 자리했다.
 

허만송 어르신은 1935년생으로 하계동에 거주하고 있는 노원구 주민이다. 교육청에서 재직한 이력이 드러나는 손글씨로 정갈하게 인사말을 써와서 읽어 내려갔다. “이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었습니다. 종이에서부터 편집, 인쇄 전부 다 합해 굉장히 힘듭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아까운 종이에 글을 올렸다는 게 참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여기 모인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우리 100년 가는 길에 한 발짝이라도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며 머리 숙여 인사했다.

시집은 큰 활자를 사용하고 삽화를 곁들여 어르신들이 읽기 편하도록 배려했다.

허만송 시인의 시는 구순 노인의 시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남다른 시각이 느껴졌다.
흙 묻은 일장갑 한 켤레/
툇마루에 놓여있다./
먼 길 돌아온 듯/
힘없이 누워있다.//

제 몸 온기를 감싸안고/
비에 젖어 잠들었다./
구겨진 채 누워있다.//

지금은 낡은 장갑/
해도 달도 함께 했던 지난 시간들/
그래도 올올이 살아있는 일장갑/
걸어온 먼 길 증언이나 하듯이/
손가락 마디마디/
흙이 묻어 있구나
-일장갑 한 켤레

스님들의 게송 같은 깨달음의 시도 있었다.

지금까지 밟아도/
한마디 불평 없는/
넓고 넓은 마음씨
-

아울러 돌려말하기보다는 직접 말하기 방식이라 이해하기도 쉬웠다.
보라/
저 해변/
거침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막고 있지 않는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작고 작은 모래알이//

잔잔하다 싶었는데/
오늘도 여전히 거친 파도/
작고 작은 모래알이 막고 있지 않은가.’
-
작은 것이 힘차다

시집 2, 3부에는 김주연 원장이 엮은 방문요양과 노치원의 일상이 실렸다. 처음 방문요양 서비스를 시작한 어르신과 요양보호사가 티격태격하다 가족처럼 지내는 사연, 눈만 움직이는 와상환자에게 책을 읽어주자 고맙다고 응답해 온 뭉쿨한 이야기, 임종을 하루 앞둔 어르신과의 가슴 저린 마지막 포옹, 노치원이라 불리는 데이케어센터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갈등과 화해 등 눈물 어린 에피소드와 요양보호의 철학이 담겼다.

김주연 원장은 허만성 어르신이 저희 센터에 오신 지 2년 조금 넘었다. 어느 날 시를 한 편씩 써오기 시작하셔서 어르신께 낭독해 드렸다. 이 정도의 연륜을 가진 분들이 사물이나 상황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 제가 느끼는 것과 굉장히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60여편을 주셨는데 복사해서 나눠 읽고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 시집을 제작하게 됐다. 분량이 약간 적어 우리 기관에서 어르신들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묶었다. 책 안에 작은 그림들은 허만송 어르신이 인지활동을 하시면서 그린 그림이다. 이렇게 결실을 맺어 출판기념회까지 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좋다. ”고 인사했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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