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7-09 02:09

  • 연재물 > 정순현

대만 위기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치킨 게임’이 될 우려 - 정순현의 2교시 탐구생활

AI혁명으로 급등하는 미·중 충돌 비용

기사입력 2026-07-03 12:32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0

정순현의 2교시

대만 위기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치킨 게임이 될 우려

AI혁명으로 급등하는 미·중 충돌 비용

게임이론은 합리적인 주체가 서로의 행동이 결과에 영향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연구하는 응용수학의 한 분야이다. 시장과 지정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틀이며, 지금 그것을 적용해 생각해보기 가장 적합한 곳은 대만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14, 15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졌을 때, 협상이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한 상황에 직면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은 대만을 둘러싸고 대응을 잘못하면 양국이 충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대만 입법부는 미국으로부터 무기구매에 사용하기 위해 7800억 대만 달러(39천억원) 규모의 특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대만에 110억 달러(17500억원) 규모의 무기판매를 승인했으며, 추가로 140억 달러 규모의 판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를 휘어잡는 치킨 게임

게임이론에는 치킨게임이라고 부르는 유명한 시나리오가 있다. 두 명의 운전사가 각각의 차를 서로 정면에서 상대편으로 향해 마주 보고 운전한다. 먼저 핸들을 돌린 사람은 체면을 잃지만 살아남는다. 두 사람 모두 피하지 않으면, 양쪽 모두 파멸한다. 딜레마는 양쪽 모두 상대가 먼저 물러나길 원하지만, 판단을 잘못했을 때의 대가는 파멸적인 것이 된다는 점이다.

바로 그 점이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문제와 정확히 부합한다. 중국은 대만 통일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시진핑은 대만을 핵심 이익 중의 핵심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무력사용 선택지를 한 번도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은 75년 이상 대만에 대한 군사·정치적 지원을 지속해 왔다. 이 관여를 포기하면, 한 애널리스트가 언급한 바와 같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체계 전체에 파멸적인 연쇄 반응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 이는 또한 최첨단 반도체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지역을 포기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교과서적인 치킨게임에서는 충돌비용이 고정되어 있다. 양쪽 모두 상호파괴가 어떤 형태가 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대만해협에서는 충돌로 인한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주된 원인은 AI(인공지능)이다.

 

대만의 실리콘 실드

전체 상황을 확인해 보자. 전 세계 반도체산업의 연간 매출은 올해 9750억 달러(15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생성형 AI용 반도체만으로도 올해 매출액은 5000억 달러(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거대하고 점점 중요성이 커지는 산업인 파운드리(수탁생산) 시장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대만반도체제조(TSMC)이다.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TSMC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3000조원)를 넘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가치가 높은 기업이 되었다.

TSMC 매출의 약 40%는 미국의 애플과 엔비디아 두 회사가 차지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오라클 등 미국의 주요 기술기업을 포함한 고객사와 보다 광범위한 장비 공급망을 합치면 대만 반도체 제조산업과 직접·간접적으로 연결된 시장가치는 대략 30조 달러(48000조원)에 달한다. TSMC20261~3월 분기 순이익은 AI 붐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만 경제 전체도 활기를 띠고 있다. 261~3월 분기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상승해 39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3월 수출액은 사상 최고인 802억 달러(1208000억원)에 달한다.

대만의 이러한 반도체 지배는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라고 부르는 일종의 억제력 역할도 하고 있다.

 

중국과의 전쟁 비용

게임이론에서는 합리적인 주체가 행동을 취하기 전에 비용과 이익을 비교한다. 그렇다면 이 실리콘 실드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비용은 어느 정도가 될 것으로 계산될까?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전면전부터 화해까지 다섯 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있다. 그곳에 표시된 숫자는 충격적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미·중 충돌로 인한 세계 경제의 손실이 처음 1년 만에 약 106000억 달러(16900조원)에 달해, 전 세계 GDP의 약 10%가 사라진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피해다.

이러한 수치조차도 과소평가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팬데믹 동안의 반도체 부족을 떠올려 보자. 자동차 판매점에서 차량이 사라지고, 가전제품은 입고 대기상태가 되며, 공장의 가동 중단도 연이어 발생했다. 미국 후버연구소 펠로우이자 Defending Taiwan: A Strategy to Prevent War with China(대만 방위중국과의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라는 책을 출간한 아이크 프레이먼은 대만이 심각한 혼란에 빠지면 그 경제적 충격은 전후에 경험한 적 없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대립은 실제로 한 발도 쏘지 않은 시점에서도 미국에 수조 달러 규모의 비용을 강요하고 있다. 미국 브라운대학의 전쟁 비용프로젝트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12년부터 24년까지 중국과의 군사경쟁에 약 34천억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5000조원), 연평균 약 2600억 달러(400조원)를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국방비 전체의 약 30%에 해당하며, 연방 정부 교육비의 거의 두 배, 국무부 예산의 약 3.5배에 달한다.

 

미국 기업의 손익 계산

트럼프가 중국 방문에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 최고경영자 수십명도 동행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 등이 포함되었다. 참고로 이들의 순자산액은 총 약 1조 달러(1500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미국의 거대기업들에게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대성공이라고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훌륭한 무역 거래를 체결했다고 떠들었고, 엔비디아 주가는 미국 정부가 자사의 고성능 반도체 ‘H200’을 중국 기업 10곳에 판매하도록 허가했다는 보도를 계기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자국 기업에게 그 구매를 허용할 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관세 문제든 대만 문제든 획기적인 진전은 없었다. 한편, 시진핑이 말한 충돌이라는 경고는 여전히 무겁게 떠돌고 있다.

 

대재앙에 대비한 보험

게임이론에서는 충돌비용이 충분히 클수록 합리적인 주체가 협력의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AI 혁명으로 대만의 중요성이 커지고, 대만과 미국의 경제적 연계가 깊어지고 있다는 점은 세계에 큰 재난에 대비한 최고의 보험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게임이론가라면 누구나 조언하듯이 합리성은 어디까지나 이론상의 가정일 뿐이며, 현실에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대만해협의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출처) Game Theory Says Taiwan May Be The World’s Most Dangerous Standoff

https://www.forbes.com/sites/greatspeculations/2026/05/18/game-theory-says-taiwan-may-be-the-worlds-most-dangerous-standoff/

정순현의 티스토리 ‘Why, 궁금해 궁금해http://ququ99.tistory.com

노원신문

 

 

27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