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는 미래로 나아가는 계단
유권자의 권력 재편 의지를 거스르지 말라
아쉬움은 있겠으나 민주당의 압승이라며 끝날 선거였다. 그러나 투표용지 부족으로 참정권을 박탈하는 후진적 선거관리로 유권자는 민주시민으로서 당혹감을 넘어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가 근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선거 결과를 수긍하고, 내가 지지하지 않은 후보라도 지도자로 인정하며 공동체의 희망을 향해 다시 발을 맞출 수 있다. 그런데도 ‘부정선거 음모론’이 시끄러운 이 시기에 더욱 신중해야 할 선거관리를 망쳐버린 당국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 누군지도 모르고, 뭐 하는 인물인지도 모르고, 현수막 색깔만 보고 투표해야 하는 교육감 직선제도 이참에 손봐야 할 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압도적인 거대 여당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며 집권 2년 차를 맞은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탄력을 받게 됐다. 한편으로는 보궐선거에서의 야권 의석 확보, 야당의 서울시장 수성 등 일방적인 정책추진에 대한 견제도 마련해 두었다. 여야는 지도부 개편으로 또 한 번 내부 분열상을 노출하고 있다. 그 경쟁이 정치를 생산적으로 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서울도 대혼란을 겪게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118명의 시의원 중 80명이 민주당원이고, 25개 자치구 증 17명의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조례에 대한 시장의 재의요구도 견제 장치가 되지 못하고, 지역 간 정책의 일관성도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 권력의 지형변화를 직시해 소통하고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개도국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지만 이제는 저출산 고령화로 저성장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잠재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와 시스템을 정비해 생산성을 높이고, 실질소득을 늘려야 삶의 질도 개선될 수 있다.
우리 내부의 에너지를 소진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분석해 보면 적진을 초토화해야 직성이 풀리는 극단적 분열을 빼놓을 수 없다. 부동산으로, 주식으로, 영끌해서 코인으로 돌려 다니는 투기경제도 노동생산성 향상을 저해하고 있다. 소비의 과잉만큼이나 현실 안주도 추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흑백으로 갈라치는 경직된 사상이 협력을 방해한다.
우리 사회를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튀는 아이의 다른 제안을 용인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도록 격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대폭 늘어나는 세입으로 하반기에는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경제 체질을 변화시키기 위한 구조개혁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5월 26일 열린 국무회의 겸 제10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지금과 같은 방식과 관성으로는 결국 우하향할 수밖에 없는데, 우상향하려면 다 바꿔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모든 사람들이 다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하반기 경제전략에 양극화 해소 방안은 물론 인구 감소 대응, 생산적 금융 실현, 공공·재정 혁신, 노동 유연성, 연금 개혁 등 전방위적인 개혁 과제를 담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