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이야기
고령, 합천 탐방
화려한 가야와 불교의 염원
이번 여행은 경북 고령의 개경포나루, 지산동 고분군, 경남 합천의 해인사이다. 고령 특산물로는 딸기, 수박, 멜론, 감자가 있다. 수박과 감자는 지리적 표시제/대한민국에 등록되어 있다. 합천은 낙동강의 지류인 황강 유역에 형성된 지역으로 전반적으로 산악지형이다.
해인사는 가야산 중턱에 있다. 서울에서 거리가 멀어 가기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와서 해인사를 일정에 잡았다. 연휴 시작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차들이 많았다. 다행히 버스는 전용도로를 달려 그나마 나았다.
첫 번째 목적지인 개경포는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낙동강 수로의 중심지였으나 도로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점차 쇠락하여 현재는 나루의 기능을 상실하였다. 조선 태조 때 팔만대장경을 강화도에서 이곳을 통해 해인사로 이운(移運)하여 개경포(開經浦)라고 불린다. 그러나 대장경이 옮겨진 시기나 경로에 대한 기록이 상세하지 않아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기도 하다.
차에서 내리니 풍경이 정겹고 한가하여 마음이 편안하였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커다란 돌 조형물이었는데, 팔만대장경을 들고 있는 스님들과 머리에 이고 있는 아낙네들의 모습이었다. 한편에는 ‘팔만대장경 이운순례길’ 안내판이 우뚝 서 있었다. 개경포에서 해인사까지 차 타고 가도 한참 걸리는데, 어떻게 운반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밀려왔다. 기념공원은 전체적으로 잘 조성하여 팔만대장경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개경포는 배를 타고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워 옛 선인들이 뱃놀이를 즐기며 시를 읊은 곳이기도 하다. 낙동강변을 따라 옛 선인들을 생각하며 이운순례길을 잠시 걸어 보았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고령의 지산동 고분군이다. 고령은 대가야의 도읍지로 가야 문화를 꽃피운 곳이다. 700여 개가 넘는 무덤들이 능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져 시선을 확 트이게 해준다. 대형무덤에서 많은 양의 토기와 함께 금동관, 갑옷과 투구, 칼 및 꾸미개 종류가 출토되어 4∼6세기 정도에 만들어진 대가야 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대가야박물관에 많은 유물이 전시되고 있었다. 특히 지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동관이 눈길을 끌었다. 금관도 출토되었지만 현재 리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대가야왕릉전시관도 있는데,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순장 무덤을 재현해 놓았다.
전시관을 나와 뒷동산으로 올라갔다. 고령 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고, 크고 작은 수많은 무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무덤에는 고유 번호가 있었다. 금동관이 발견된 지산동 32호 무덤을 찾았다. 대가야 왕족이나 대단한 지배층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규모는 커 보이지 않았다.
고분군을 뒤로하고 천년고찰 가야산 해인사로 출발하였다. 가야산은 높이가 해발 1430m으로 신령스러운 산이다. 가야산 입구에서 고불고불한 산길을 한참 올라갔다. 깊은 산속에 있는 듯하였다. 차에서 내려서도 약 20분을 힘들게 걸어 올라가니 그제서야 해인사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먼저 국보인 장경판전(藏經板殿)과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을 찾았다. 사찰 맨 뒤에 있었다. 장경판전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건축물이다. 장경판전은 자연 환기가 되고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게끔 각별하게 설계되어 기후 조건에 잘 적응한다. 그래서 귀중한 목판들이 500여 년 동안 잘 보존되어 있다. 장경판전을 돌아보며 그 안에 있는 팔만대장경을 눈이 빠지도록 쳐다보았다. 내부가 잘 안 보여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경계병이 소리를 질렀다.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