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노원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동료의 힘』
얼어붙은 조직을 신뢰로 녹인 600일의 여정
90건 면담, 510통의 생일 전화, 200회 식사
“노원구민의전당에 미화원이 계십니다. 키가 작은 분인데, 까치발로 액자 위에 쌓인 먼지까지 깨끗이 닦아내고 계셨어요. ‘여기는 공공기관이니까 보이지 않아도 깨끗해야죠.’하고 말씀하세요. 또 주차사업팀에서 일하던 이봉주 주임은 취미로 드론을 배우고 자격증까지 땄어요. 그분이 시간이 되면 시설안전 점검할 때 지원을 한 거죠. 이제는 시설안전팀 전원이 드론 자격증을 따게 되었어요. 이런 마음들이 노원시설관리공단이 계속 움직일 수 있었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우리 공단의 동료들의 삶을 알리고 싶어요.”
김주성 노원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24년 3월 부임 이후 2년여간 얼어붙은 조직을 신뢰로 녹인 600일의 여정을 『동료의 힘』 책으로 펴냈다.
노원시설관리공단 노조는 무기계약직 일반직 전환, 65세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며 20년 6월 23일부터 8월 2일까지 파업을 벌였다. 40일간의 파업은 이후 외부의 불신과 내부의 사기 저하로 3년간 3명의 이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결국 21년 6월 공단 이름도 서비스공단으로 변경되었다.
『동료의 힘 - 얼어붙은 조직, 신뢰로 녹인 600일의 여정』은 부임 후 겪은 조직 변화의 과정을 담은 신뢰회복 리더십 에세이다. 거창한 선언이나 제도 개혁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과 마주 앉은 600일의 기록이다. ‘오늘도 나는 불암산의 바위처럼 하루를 살리라.’ 다짐하며 휴일에도 출근하면서 90건의 개별 면담과 510통의 생일 전화, 200회 이상의 식사 자리로 아무도 믿지 않는 조직의 "규정에 없습니다."가 "같이 고민해 볼까요?"로 바뀌기까지 ‘완결된 성공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기록’이다.
김주성 이사장은 “처음 부임하니까 회의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정도로 파업의 트라우마가 심했어요. 그것을 치유하는 것이 내 몫이라고 받아들이고 내가 모르는 공단에 대해 듣기부터 시작했어요. 그때 물었던 마지막 질문은 ‘당신이 이사장이라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였어요.”라고 밝혔다.
신뢰를 쌓는 방식은 일상적이었다. 생일 축하전화를 걸며,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모두를 '동료'로 부르는 호칭의 변화가 심리적 친밀감을 만들었다. 이러한 일상의 축적은 결국 50번 만나도 풀리지 않던 노사 협상이 5번 만에 타결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면담을 통해 추려낸 과제는 내용을 분류해 절박한 것부터, 돈 안 들어가고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의 경로로 시험을 통한 전환형촉탁직을 신설하고, 무기계약직의 정년 퇴직 후 일정 기간을 계약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직무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제는 인력적체 문제도 4년 만에 신규 공채로 풀어나가려고 하고, 직무역량 향상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예산을 책임지는 구청, 공단 구성원, 그리고 우리 고객인 구민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사내 복지문제를 해결해 직원들의 근무여건이 개선되면 결국 고객만족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김주성 이사장은 시민단체에서 출발해 국회와 정부를 거쳐 22년간 기업 현장의 임원과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4000명 규모 조직을 이끌었고, 현재 한양대학교 갈등문제연구소 비상임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갈등협상 전문가이기도 하다. “조직이 바뀌는 건 제도가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신뢰에서 시작된다."는 신념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