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율의 상승곡선 올라타기
유가 폭등, 외국인 돈길 변경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숫자보다 뉴스 한 줄이 더 강하게 시장을 흔들었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긴장이 다시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는 급등세를 보였고, 이 한 가지 변화가 시장 전체의 흐름을 바꿔버렸다. 쉽게 말하면 기름값이 오르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가 올라가고, 금리가 올라가면 성장주가 힘들어진다. 뉴스에서는 어렵게 말하지만 결국 기름값 → 물가 → 금리 → 주식 순서다. 이번 주는 그 흐름이 그대로 시장에 찍혀 나온 장이었다.
돈의 흐름도 확실히 갈렸다. 기존에 시장을 끌고 가던 반도체와 자동차 같은 대형 성장주들은 숨을 고르기 시작했고, 대신 방산·정유·해운 같은 쪽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같은 방산, S-Oil 같은 정유, 그리고 물류·해운 관련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반대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대표 대형주는 외국인 매도 압력 속에서 변동성이 커졌다. 시장이 빠졌다기보다 ‘돈이 옮겨 다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이번 장을 생활로 비유하면 이렇다. 기름값이 갑자기 오르면 배달비부터 오르고, 장바구니 물가가 슬슬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소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쓴다. 주식시장도 똑같다. 위험하다고 느껴지면 돈은 방어적인 곳으로 이동한다. 이번 주에는 그곳이 방산과 에너지였던 것이다.
환율과 금리도 같이 움직였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라서 유가가 오르면 원화 가치가 약해지고(환율 상승), 동시에 금리 부담도 커진다. 이게 바로 이번 주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흔들린 이유다. 외국인은 환율에 민감하기 때문에 원화가 약해지면 일단 한 발 빼고 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코스피 대형주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나왔던 것이다.
앞으로의 포인트는 단순하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유가 방향이 결정되고, 그 유가가 다시 증시의 스타일을 정한다. 만약 긴장이 완화되거나 협상 뉴스가 나오면 유가는 빠르게 식을 수 있고, 그 순간 항공·소비·반도체 같은 성장주들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지금처럼 유가가 100달러 위에서 버티면 방산·에너지 쪽 강세는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는 여기서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시장이 흔들릴 때는 방향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돈이 어디로 가는지’만 보면 된다. 이번 주 시장은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돈은 빠진 게 아니라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그 이동은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주식은 타이밍보다 흐름을 보는 싸움이다.
'내주식은 상승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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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