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미술관 '난지도·메타복스 40'전, 오류·부실·보조금 논란
난지도 창립 멤버 “한국 실험미술 기록 훼손” 정면 비판
공공전시가 만든 논란 “문헌도, 검증도 없었다”
토탈미술관이 진행 중인 《난지도·메타-복스 40》 전시와 심포지엄을 둘러싸고 역사적 오류, 절차적 부실, 서울시 보조금 집행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미술역사바로세우기운동본부(공동대표 김옥봉·이군우·정기창)는 관훈갤러리 카페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전시는 한국 실험미술사의 핵심 기록을 심각하게 훼손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30일 개막한 《난지도·메타-복스 40: 녹아내린 모든 견고함》은 토탈미술관 개관 50주년을 앞두고, 198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적 흐름을 다시 바라보는 전시이다. 미술 제도의 형성기였던 당시와 급변하는 오늘의 시점을 겹쳐 읽으며, 예술이 제도와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왔는지를 탐구한다. 동시대 기획자와 연구자가 협업하여, 단색화 이후 새로운 미술 실천을 선언했던 난지도와 메타-복스 그룹의 발자취, 그리고 이후로 이어진 작업을 함께 조명한다. 11월 8일에는 <난지도와 메타-복스: 80년대 미술 운동의 재해석> 심포지엄도 열고 11월 23일 폐막했다.
이에 대해 운동본부측은 “전시는 난지도 창립자와 과반 이상의 멤버들을 배제한 채 난지도의 가치를 3명의 작가가 선점해 배제 작가들의 명예와 평판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를 발생했다. 심포지엄 역시, 창립자의 역활과 배제 작가들의 작업등을 삭제하거나 축소시켜 진실은 어디 가고 가설만 무성한 난지도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군우 공동대표는 “1984년 난지도 결성사와 현대미술사의 중추 기록이 오류 속에 재기록되는 사태를 바로잡기 위한 행사”라며 간담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난지도’는 1984년 홍익대학교 신축 301호 강의실에서 김홍년 작가에 의해 결성된 설치·물성 중심의 실험미술 그룹으로 규정했다. 1985년 1월 1일 ‘우리의 입장’ 선언문을 통해 물성, 일상성, 공간성, 현실성을 실천의 원칙으로 명문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난지도 철학의 기반이 된 이일 평론가의 1984년 글 「일상성의 신화, 그 일기」는 폐기물과 일상적 사물을 조형언어로 정식화한 최초의 문헌으로 평가되며, 난지도 그룹의 철학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 사료로서 무게를 갖는다.
하지만 토탈미술관이 배포한 전시자료와 심포지엄 자료 전반에서 구조적인 사실 오류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옥봉 공동대표는 난지도 창립 연도와 장소, 참여 인원 등에 관한 기술이 누락되고 실제와 다르게 기재되어 있었으며, 핵심 문헌조차 누락되었고, 더 나아가 창립자의 역할이 삭제되거나 주변화된 문서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난지도와 메타복스를 하나의 ‘탈모던 흐름’ 아래 병렬적으로 묶어낸 전시 구성에 대해서도, 두 그룹은 철학과 출발 시기, 매체적 지향과 운동 목적이 모두 다르며 상호 영향 관계도 뚜렷하지 않은 완전히 별개의 흐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를 “전시 목적에 맞춘 인위적 서사 구성”으로 규정했다.
난지도 창립작가 김홍년
운동본부측이 10월 28일 전시 및 심포지엄 금지 가처분 신청 이후 11월 5일 전시 제목 수정, 심포지엄 취소, 정정 보도문 배포에 합의한 직후 11월 6일 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 하지만 토탈미술관이 합의내용을 번복했고, 11월 7일 재미팅에서 행사의 주최 주관을 토탈미술관이 하지 않겠다 등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다음 날인 11월 8일 또 다시 재번복되며 심포지엄이 강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운동본부는 이번 전시가 서울시 보조금 지원사업으로 진행된 만큼, 기획안과 실제 집행의 일치 여부를 재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탈미술관은 기존 발표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난지도 측의 주장에 대해 “역사왜곡과 기획 오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이번 전시는 특정 집단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1980~90년대 예술 활동을 비평적으로 재조명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난지도 작가면서 이번 전시에 참여한 3인도 입장문을 통해 난지도 명칭이 특정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며, 역사왜곡 주장은 동의할 수 없고 필요시 형사고발을 암시하는 의견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토탈미술관의 보도자료에는 전시작가 3인중의 박 모 작가가 난지도 그룹을 결성한 것으로 되어 있다.
난지도 창립을 주도한 김홍년 작가는 “1984년 결성과 그 철학적 배경은 명확한 문헌과 증언으로 남아 있으며, 이는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토탈미술관에 전시 및 심포지엄 자료의 전면 정정과 재발간, 외부 전문가 중심의 검증위원회 구성 및 결과 공개, 공식 사과문 발표와 책임자 명확화, 그리고 향후 공공전시 기록관리 제도화를 포함한 조치를 요청했다.
운동본부는 이후에도 전시자료 원문·수정본 비교자료 공개, 서울시 보조금 집행 질의, 법적 절차 검토 등 후속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