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꺼내기 어려웠던 여성의 몸 이야기
노원여성회 ‘언니들의 몸 수다클럽’
여성이면 겪어야 하는 월경, 누구는 고기가 좀 당기는 정도로 넘어가지만 누구는 며칠을 끙끙 앓으며 생활하는 등 천차만별이다. 그렇게 30~40년을 지내며 아이를 낳고 젖을 먹여 기르면서 완경에 이른다. 그런데, 끝이 아니다. 여성질환과 갱년기까지 이어지는 고통이다. 병원에 가면 간단하게 ‘자궁적출’하라고 하지만 너무 겁나는 일이다. 내 몸을 더 따뜻하게 어루만지며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을까?
노원여성회(대표 박미경)는 지난 4월부터 ‘언니들의 몸- 수다클럽’을 운영했다. 숲과나눔의 풀씨 지원으로 ‘몸에 대해 말하고, 기억하고, 쓰는’활동을 해왔다.
박미경 대표는 “여성의 몸에 대해 자주 말하지만 정작 우리가 직접 우리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는 흔치 않다. 특히 나이 들어가는 여성의 몸은 대체로 관리와 극복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우리 스스로 몸을 돌아보는 기회를 공론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 6개월간 40~60대 여성들이 모여 오정원, 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 ‘웰컴투 갱년기’의 이화정 작가를 통해 자궁근종, 갱년기, 노화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개인적인 문제로만 여겨졌던 신체변화와 감정의 흐름을 함께 이야기했다. 다양한 삶의 결을 가진 여성이지만 ‘몸’이라는 화두 앞에서는 모두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수다와 함께 이런 마음을 각자 제목 없는 노트에 써내려갔다. 그렇게 6개월의 활동과정과 내 몸에 대한 기억과 희망을 한권의 책으로 펼치게 되었다.
노원여성회 ‘언니들의 몸 수다클럽’은 지난 10월 23일 활동공유회와 함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실명을 밝히기 어렵지만 깨알 같은 수다를 담았고, 천천히 알아가며 보듬어 주는 '내몸일기'도 책에 같이 담았다.
미술심리상담사로 일하며 성평등 동화에 관심을 가진 김현주님은 “내가 매달 새로 피어나는 꽃”이라며 존재의 꽃이 피어나는 순간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또 “글쓰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에 대해 관심도 가지고 삶의 재미를 느꼈다.”는 조은나 사무국장은 마트에서 일하며 ‘여자는 화장하는 게 예의 아니냐?’는 권유를 받은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편견을 고발했다. 사랑하는 두 딸에게 보내는 조혜림님의 편지도 있다. 마음은 스무살이지만 밤잠을 위해 커피를 포기하는 최정아님의 갱년기 분투기도 있다.
자긍근종을 걱정하는 임은주님은 씩씩하게 말했다. “내가 충분히 이해하고, 사랑하고, 선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는 나로 설 수 있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