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신문 1054호 사설
끝내 인간성을 지키는 것은 예술
문화도시의 창작자와 기획자, 그리고 시민의 조화
이것이 진정 문명인가 의심할 만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땅에서도 그렇고, 이스라엘과 접한 중동에서도 그렇다. 이 전장에는 그동안 우리가 두려워했던 스텔스 전투기, 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 이런 무시무시한 무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값싼 드론을 동원한 물량공세가 전세를 좌우하고,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삐삐가 트로이의 목마가 되었다. 최근에는 로봇개가 등장해 최전방에 탄약과 수류탄 등 보급품 운반과 감시 및 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로봇개는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거나 미리 설정된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데, 드론이 한때 전쟁의 판도를 바꾸었던 것처럼 로봇개 역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각 나라 군대가 완전 자율형 ‘살인 로봇’에 한발씩 가까워지고 있다. 인간 지능이 더 이상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다가가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이뤄진 진전이 핵무기와 기후 변화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인류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지능은 학습하고, 추론하고, 지식이나 기술을 획득하고, 그것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우리 인류는 지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해 경쟁 없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지능은 매우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능인데, 인간 지능의 가장 높은 경지는 예술이다.
논리화된 언어구조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 색, 움직임에 감정과 의사를 담아 전달하고, 소통을 통해 공감하고 연대하게 만든다. 고양된 감정의 교류를 통해 더큰 흐름, 문명 이상의 문화를 만든다. 도통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는 예술가를 존중하는 것은 그가 만들어낸, 앞으로도 우리에게 보여줄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창작자와 구경꾼인 우리와의 간격이 작지 않다. 문화예술정책도 필요하고, 공연기획자도 있어야 한다. 그것이 다 모여야 문화생태계가 된다.
댄싱노원 축제 현장에도 보면 댄서의 등장에 호응하고 박수하며,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거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리를 잡고 눈만 반짝이는 이들도 있다. 취미생이 기능을 익혀 무대경험이 생기면 수준급 아마추어가 될 수 있다. 이들이 또 더 많은 이들에게 전파자가 되어 문화의 토대를 두껍게 한다. 거장은 그 배경에서 탄생할 수 있다.
노원의 스타는 어디에 있는가?
마을마다 축제가 열리고, 주민들은 자기 장기를 이웃에게 자랑하며 응원을 받는다. 시민들이 예술과 가까이 생활하며, 문화로 소일하고 소통하고, 또 그들도 나설 수 있는 무대가 있는 것은 문화도시의 기반이다. 그러나 무대가 조금만 커지면 지역의 문화예술인이 배제된다는 하소연이 많다. 전문예술인에게 자원봉사를 강요할 수는 없다.
백사마을창작소의 대안 없는 폐쇄가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