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센터장의 철학, 그림을 만나다 - 명화 속에 숨겨진 철학 메시지
2. 칸트도 기도하는 밀레의 만종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그림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다양한 철학적 주제를 담고 있다. 미술가들의 그림은 인간의 삶과 가치관, 역사와 문화 등을 반영한다. 철학은 이러한 그림 속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노원신문은 철학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각 회차에서는 철학자의 핵심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작품의 특징과 철학적 메시지를 소개할 것이다.
저자인 김영호 노원지역자활센터장은 사회복지조사론 등 사회복지 분야 전공서적을 다수 집필하였고, 대학교 겸임교수와 사회복지 분야에 30년의 경력이 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이번 달은 추석이 있어서 추수와 연관된 명작을 선정했다.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 1814~1875)의 그림 ‘만종(晩鍾, L’Angelus)’은 농사짓는 부부가 석양에 전통적으로 낭송되는 가톨릭 기도문인 천사의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 그림은 보는 사람이 감각적 아름다움을 초월하는 능력의 한계에 직면하게 한다. 그것은 숭고함이다. 대상 그 자체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넘어선 숭고함은 사람의 감정과 지성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
현상과 실체의 구분을 강조하는 칸트(Immanuel Kant, 1724~1804)의 형이상학 맥락에서 ‘만종’은 두 영역 사이의 상호 작용을 묘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농부 부부가 농사를 짓고 기도하는 주변 환경은 현상 세계의 일부이며, 이는 우리의 감각에 나타나는 세계이다. 반면에 기도하는 행위는 실체 영역을 나타내며, 이는 우리의 지각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세계이다.
칸트는 현상 세계는 인과율과 공간과 시간의 법칙에 따라야 하지만, 본질적 세계는 우리의 이해와 이해를 넘어선다고 주장한다. ‘만종’에서 부부가 서서 머리를 숙이는 신체적 행동은 현상 세계의 법칙에 따라 지배되는 반면, 신에게 기도하는 그들의 영적 행위는 이러한 법칙을 초월하여 본질적 영역과 연결된다.
또한, 개인은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도덕적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칸트의 정언명령 개념도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다. 부부가 함께 기도하는 행위는 신앙에 대한 헌신과 도덕적 가치의 보편적 본질에 대한 믿음을 반영하는 도덕적 행위이다.
폭염으로 유난히 힘들었던 올해 농부들의 수확이 시작되는 추석에 작은 결실이라도 소중하게 거두고 감사의 마음으로 삶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두 손을 모아본다.
사진 장 프랑수아 밀레 – 만종(晩鍾, L’Angelus, 1859)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