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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택 - 쇼핑백, 그것도 수많은 공정의 합격품

노원시니어클럽 참여수기 - (수백가지사업단 월계동 공동작업장)

기사입력 2024-08-0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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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백, 그것도 수많은 공정의 합격품

임찬택 (수백가지사업단 월계동 공동작업장)
 

--- 60세 이상 어르신의 일자리 창출과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96월 개관한 구립 노원시니어클럽(관장 강은경)은 지난해에도 1057분의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올해는 개관 5주년을 맞아 20여개의 일자리사업에 참여하신 어르신들의 참여수기를 노원신문을 통해 전해드립니다.
자 여러분도 다시 빛나는 청춘을 찾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노원시니어클럽 02-951-1297

 

직장을 200611월 퇴직하고 17년간 집에 있었다. 그동안에 일하고 싶어 많은 곳을 찾는 중 마침 지인의 알선으로 지금의 수백가지사업단월계동 공동작업장에 오게 되었다. 작년 7(2023, 84)에 면접을 보고 다음 날부터 곧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어 지금까지 11개월이 되었다.

이 월계동 공동작업장은 쇼핑백을 생산하는 작업장인데, 쇼핑백은 포장과 운반수단으로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이다. 지금껏 쇼핑백은 만들기 쉽고 간단한 것으로만 여겨 왔었는데 직접 접해 보니까 꽤 많은 작업공정을 거쳐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박스공장에서 인쇄되어 잘 접히도록 된 원단을 우리 작업장에서는 일차적으로 양면테이프를 이용해서 몸통을 붙이고, 바닥을 접고 붙이고 또 입구를 접어 붙이고, 양옆을 M자로 접은 다음, 손잡이의 구멍을 드릴머신으로 뚫고, 손잡이 끈을 구멍에 집어넣어 매듭을 맺어 정리하는 공정 등 수많은 손을 거쳐 비로소 한 쇼핑백이 완성된다. 그러면 다시 한번 전수 선별 검사를 거쳐 합격품에 한해서만 주문자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이 모든 제작 공정은 65세 이상의 노인들만으로 각자의 철저한 분업으로 숙련된 솜씨로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이전까지 경험해 보지 않은 쇼핑백을 만드는 일이기에 처음에는 작업 속도도 느리고 불량품도 내고 했었지만 선배 작업원들, 조장, 실장님의 지도와 예전에 근무했던 공정관리 품질관리 등을 경험으로 숙련되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 월계 공동작업장에는 1주일에 2, 1개월에 8일을 나가는데, 출근하는 날에는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을 일하기에 집에서는 아침 8시에 나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기저기 아픈 곳도 있어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그리 쉽진 않지만, 나가는 날만은 몸단장도 하고 서둘러 아침도 든든히 먹고 상쾌한 기분으로 집에서 나온다. 나올 땐 집사람한테 "나 오늘 출근합니다."하고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집을 나온다. 나오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기만 하다.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가는 길, 특히 아침 출근길에 수많은 젊은 출근인파 대열 속에 끼어 있는 그 시간만은 내가 대단하고 자랑스럽게만 느껴진다.

전철의 많은 승객 틈새를 빠져서 광운대역으로 나오면 광운대학교 젊은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바쁜 발걸음으로 등교하는데, 그 뒤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발걸음이 빨라진다. 문득 66년 전 대학교 58학번 그때로 돌아가 젊은 시절의 추억을 그려 보면서 따라간다.

가다가 오른쪽 길로 한참 걸어 올라가면 우리 월계동 공동작업장에 도착한다.

8시 반경 작업장에 들어서면 벌써 반수 이상이 먼저 출근해서 환한 미소로 정답게 아침 인사를 한다. 따뜻한 커피를 타 주시면서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분도 있다. 그중에 몇 사람씩 모여 사전작업 채비를 하는 분도 있다.

9시가 되면 각자에게 주어진 일감을 노인 같지 않게 빠른 손으로 처리한다. 정신없이 열심히 작업하면 종이 접는 소리, 테이프 붙이는 소리를 내면서 마치 기계가 만든 것처럼 일률적인 규격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가지런히 모여진다.

모두 하나같이 열심히 작업하다 보면 12시가 된다. 어질러진 작업장을 청소하고 퇴근하는데, 조장에게 오늘 생산실적으로 묻어본다. 어제보다 더 많이 한 날에는 전체가 기쁜 박수와 와, ~~하는 함성이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매월 3일이면 어김없이 은행통장으로 전월에 했던 일에 대한 보수로 24만원 정도가 들어온다. 이 통장으로 아파트 관리비도 내고, 간혹 손주들 생일 케이크도 사주고, 경조비에 쓰기도 한다. 늙어도 일정한 수입이 있어서 마음 편하게 쓰는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우리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일정한 수입도 갖게 하여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해준 우리나라 시책에 감사과 고마운 마음이다. 오늘도, 내일도 선배 시민으로서 건강한 몸에 참된 정신과 마음으로 인생 이모작을 열어간다.

더 많은 날, 다문 입 빠른 손으로 품질향상과 능률 제고에 매진하면서 지금처럼 일하는 즐거움이 항상 우리 곁에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48 (100-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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