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뉴스
화려한 결혼식장의 아쉬운 승강기
모두가 모이는 장소는 장애인 배려 설계
거리마다 꽃비가 내려 화려함으로 꽉 찬 봄날. 날씨마저도 반짝거리며 한 쌍의 선남선녀가 하나됨을 축복하고 있는 듯했다. 그 선남선녀가 여의도 KBS신관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곳을 찾아가는 길조차도 꽃길 그 자체여서 발걸음마저도 꽃향기에 취하는 듯 황홀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모두 장애인들과 연관이 있어 하객 중의 많은 수가 장애인이었다. 하객으로 참여한 모든 이들은 축하를 아끼지 않았고, 마침내 결혼식이 끝나자 못다 한 축하의 아쉬움을 달래려 피로연장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KBS신관 웨딩홀의 피로연장은 안타깝게도 지하에 있었다. 결혼식장과 피로연장을 잇는 길목엔 우아한 모양의 나선형 계단이 놓여 있었다. 계단 아래 피로연장은 가히 좋은 건물의 시설답게 넓고도 풍성하였지만 장애인들에겐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길이었다.
휠체어를 보장구로 하는 많은 수의 하객은 결혼식장을 나와 건물의 한편에 놓인 승강기를 이용해야 했다. 이 승강기는 지하 피로연장의 또 다른 부대시설과 연결돼 있었는데, 이곳은 요리사들(혹은 또 다른 직원들)이 피로연장으로 가져가는 음식들을 분배한다든지 또는 다른 일들을 준비하는 장소로 쓰이고 있는 곳인 듯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결혼식장에서 바로 피로연장으로 연결될 수 없는 구조였던 거다.
나는 그나마 보행보조기로 크러치(목발 모형 보장구)를 이용하여 조금은 걸을 수 있기에 그 우아한 나선형 계단을 이용하여 피로연장으로 갈 수가 있었다. 같이 가는 일행과 ‘휠체어를 탄 사람들은 어찌 피로연장엘 가나?’ 하는 걱정스러운 생각을 나누었다.
곧 그 의문이 풀렸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가림막으로 가려진 작은 문으로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거다.
난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땐 호기심에 그 승강기를 이용했다. 하지만 승강기에서 내린 곳은 또 다른 낯선 곳이었다. 오가는 사람도 없어 나가는 곳을 물어볼 수도 없었다. 아무튼 이리저리 헤매다 겨우 건물 밖으로 나왔다.
이 결혼식장은 시내의 건축물로 대중의 편리하고도 원활한 이용을 위해 새로 보태어 지은 시설 중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장애인들도 엄연히 이 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런 곳에 당연히 있어야 할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가 과연 있었는가?
결혼식장에 휠체어 장애인들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다가 막상 그런 일이 벌어지자 그냥 급한 대로 임시방편을 쓴 것은 아닌가? 이대로는 정말 아쉬운 일이다. 결혼식장에서 피로연장으로 직접 이어지는 승강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다시 한번 힘주어 말하건대 휠체어 장애인은 ‘화물’이 아니다.
한미숙 어울림장애인기자단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