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개발 활성화에도 월계역은 조용
46년된 2층짜리 전철연립 56가구
개발업자 매입으로 세입자만 늘어
노원구에는 지하철역이 1호선 4개역, 4호선 3개역, 6호선 3개역, 7호선 7개역이 있다. 이중 노원역, 석계역, 태릉역 이 3곳이 환승역이다.
서울시가 지난 7월 1일 주택공급 효과를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저개발되거나 침체된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역세권 활성화사업’을 본격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역 승강장 경계로부터 반경 250m 이내로 폭 8m 이상의 도로에 1면 이상(그 외는 4m 이상 가로 접도) 접해 있고, 1500㎡ 이상의 면적에, 20년 이상 된 4층 이하 건물이 50% 이상인 구역이다.
입지요건을 충족하는 역세권 토지의 용도지역을 상향해 용적률을 높여주고, 증가한 용적률의 50%를 지역에 필요한 생활서비스시설과 공공임대시설로 확충하여 직주근접 콤팩트시티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노원구에서는 공릉역 앞 KT공릉지점 부지가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또, 역세권청년주택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청년들의 주거수요가 많은 대중교통 중심 역세권에 2030세대에게 양질의 부담가능한 주택공급을 위해 민간과 공공이 협력 중이다.
입주자들에게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비용 지원 혜택도 있다. 사업자에게는 용적률을 완화하고 층수 제한을 풀었다. 건설비용까지 2%대의 저리로 빌릴 수도 있다. 주택의 10~25%를 공공에 이바지하고, 남은 80%의 주택도 8년만 의무 임대하면 된다. 민간업자들이 다수 뛰어들어 노원에서도 7곳이 추진된다. 태릉입구역 인근 270가구(공공임대 75세대, 민간임대 195세대)가 올해 말 입주 예정이다. 노일초 옆과 상계7단지 옆도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사업자만 배 불리고, 인근 지역 개발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하지만 1호선 월계역 인근은 40년이 넘은 주택이 있어도 아직 개발 소식이 없다. 두어 차례 개발 계획이 무산된 바 있어 주민들만 심산하다.
월계역(200m 옆)과 인덕과학기술고등학교 사이에 있는 전철연립은 1976년에 지어졌다. 벽돌조 슬래브지붕의 2층 연립주택이다. 처음엔 가~차동 총 10개동 280세대가 살았다. 동마다 제일 앞집과 끝집은 상업용 점포와 지하실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동과 차동 2개동 56세대만 남았다. 가~아 8개동은 재건축을 통해 2005년 3월 동원베네스트아파트가 되었다.
등기상에는 13평이지만 베란다 확장으로 방 3개가 넓게 빠져 호가가 2억 1천만원이 넘나든다. 그러나 거래는 없다고 한다. 지은 지 46년이 되어 내부는 수리했지만 외관이 낡아 자칫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3년 전 노원소방서에서 소화전을 설치하면서 “이런 동네가 있는 줄 몰랐다. 물이 들어가면 건물이 주저앉을 수 있어서 위험하다.”며 별도로 소화기를 비치할 정도였다.
차동 101호에서 23년째 사는 신동식씨는 “길에 평상을 놓고 저녁 어스름에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 정담을 나눈다. 이웃끼리 음식을 가져다 나눠 먹는다. 시골 사람들처럼 정이 넘치는 참 살기 좋은 동네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곳도 요즘 뒤숭숭하다. 풍문으로 개발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눈앞에 보이는 동원베네스트는 23평이 6억~6억 5천만원선에 거래된다. 입주 당시 분담금도 있었겠지만 부럽기만 하다. 당시 자동, 차동까지 포함하면 층수가 안 나와 손해가 난다고 그래서 개발의 길이 달라졌다. 신동식씨는 “그때 같이 개발했어야 동네도 살고, 우리도 편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런데 최근 주변에 3~5층짜리 빌라가 생겼다. 집 장사가 지은 작은 평형들이다. 이 신축주택들이 개발대상지 선정의 지표가 되는 주택노후도를 낮추는 원인이 되어 재건축 발목을 잡고 있다. 게다가 일대가 2종 일반주거지역이라 7층까지밖에 못 짓는다. 12층까지라도 지으려면 구역을 확대해야 하는데 옆에 있는 단독주택들에서 반대한다.
“3~4층으로 지어서 세를 놓으면 돈이 잘 들어오니까 개발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만 50년 다 돼가는 2층집에서 살고 있다. 개발업자가 15채를 사놨다는 소문도 있는데 여기서 살려고 집을 사는 사람은 없다. 집세가 싸니까 세입자들만 온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