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12회 노원문학상 배덕정 수필가
아버지 유산으로 수필집‘붓질 20년’출간
아버지의 마지막 유산인 고향의 땅을 지키지 못하고 농사지을 이가 없다는 이유로 땅 한 자락을 처분하였습니다. 끝자리 숫자까지 공평한 아버지의 마지막 유산을 받고 울컥했습니다. 올케언니는 아버지의 마지막 유산이라 생각하고 다른 데 쓰지 말고 나이도 있고 하니 명품백 하나 들으라며 오히려 얼마 안 돼 미안타고 하였습니다. 며칠 동안 “명품백 명품백” 하는 음성이 귓전에 맴돌았습니다. 통장에 고스란히 넣어두고 몇 달이 지났습니다.
작년에 수필집을 엮으려다 딸아이 혼사로 다시 원고를 넣어두었던 일을 생각해내고 ‘사랑하는 딸아! 아버지가 너무 일찍 하늘길에 올라 미안하다. 고생 많았지? 내 손으로 책 한 권 내주마.’ 하는 아버지의 계시로 받아들이니 마음이 바빴습니다. 아버지의 유산이 보람 없이 사라지기 전에 혼자 끙끙대며 밤을 지새워도 가슴 한편으로 흐뭇했습니다. 원고를 펼쳐 드니 사람만 늙는 것이 아니라 글도 늙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수정하다 보니 다시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책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참 좋은 공부라 생각했습니다.
-노원문학상 수상소감 중에서-
노원문인협회(회장 김길애)는 2020년 제12회 노원문학상 수상작으로 배덕정의 수필집‘붓질 20년’을 선정했다. 코로나19로 시상식은 간단한 전달식으로 대신했다.
‘붓질 30년’은 서예가이기도 한 배덕정 작가의 인생 여정을 담담히 담아낸 수필집이다. 제호를 비롯해 삽화로 사용된 서화와 민화도 직접 쓰고 그린 것으로, 그동안의 예술활동의 결과물들을 오롯이 담아냈다. 코로나19로 활동이 정지된 기간 집콕하며 생산적으로 시간을 소비한 것이다.
배덕정 작가는 서두에 “코로나19가 결국 ‘천만 시민 멈춤 주간’ 이라는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경고를 합니다. 넋두리하고 있기보다 일상 멈춤 주간에 부족한 글을 묶기로 했습니다. 붓질을 하다, 문학을 하다, 두 갈래의 학문을 오가며 누렸던 시간을 돌아보니 붓질도, 문학도 아직 설익는 풋과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습니다.”라며 겸손을 드러냈다.
‘붓질 30년’에 실린 글들은 쉽고도 재미나게 읽힌다. 잔잔한 감동과 깨달음도 선사한다. 가식 없는 솔직한 표현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오정은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에서“‘붓질 30년’은 가족 간의 사랑, 이웃 간의 이야기들, 또 자신의 살아온 길을 미사여구로 멋 부리지 않고 담담히 엮어 놓은 소박하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였다. 책을 펼치고는 손에서 놓지 못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서 저자의 재치에 웃기도 하고, 어머님을 향하는 사모의 글에서는 가슴이 찡해 눈물이 났다. 누구에게나 공감을 갖게 하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글. 수필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배덕정 작가는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결혼과 동시에 상경해 노원에 거주하며 두 아이를 성장시켰다. 그러면서도 쉼 없이 도전하며 자신의 삶을 일구었다. (사)한국편지가족 서울지회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 및 노원서예협회와 노원문인협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문예와 서예. 시낭송에 두루 재능을 보여 지훈예술제 전국백일장 시부분 동상, 난설헌 전국백일장 시부분 은상, 제16회 홍제예술대상, 김생서예대전 우수상, 운현궁서화대회 차상, 정지용 전국시낭송대회 차상 등 고루 수상했다. 2010년부터 노원문인협회가 운영하는 노원문학아카데미에서 문예창작을 배우며 지난 2011년‘자유문학’지를 통해 수필로 등단했다. 현재는 송향서실과 문화센터 등에서 서예를 지도하고 있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