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 서울생활사박물관 개관
‘천만의 도시 서울에 살다’
김창기 도담디자인협동조합 이사장 관람기
당신은 노원사람입니까? 서울사람입니까?
대도시 서울에서의 삶은 행정적인 경계가 사실 무의미하다. 사는 곳과 일터가 그리 가깝지 않아도 편리한 교통망, 통신망이 연결해주기 때문에 서울을 헤집고 다닌다. 이런 기회의 편리 때문에 1960년대부터 사람은 나면 ‘서울로, 서울로’ 했다. 하지만 서울이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대한민국’수도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세월이 있다.
공릉동 태릉입구역 인근엔 2010년까지 북부지방법원과 검찰청이 있었다. 도봉동으로 이전한 이후 지역상권이 붕괴되면서 이곳을 리모델링해 서울창업디딤터, 서울여성공예센터, 노원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들어섰고, 오는 9월 26일에는 서울생활사박물관이 개관한다.
‘서울생활사박물관’은 총 3개동(본관, 별관1‧2동)에 걸쳐 연면적 6,919㎡(지상 1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됐다. ▴생활사전시실(본관1~3층) ▴어린이체험실‘옴팡놀이터’(본관1~2층) ▴구치감전시실(별관1동) ▴교육실(별관2동)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7월 26일부터 ‘생활사전시실’과 ‘어린이체험실’을 임시개방했다. 70년대 국산자동차였던 ‘브리샤’와 ‘포니’, 필수 혼수품‘자바라 TV’까지 평범한 서울사람들의 실제 이야기와 세월의 손때가 묻은 생활유물을 엿볼 수 있다.
박물관 바로 앞,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사무실을 얻어 근무하는 도담디자인협동조합 김창기 대표와 임시개관한 생활사전시실을 둘러봤다.
‘천만의 도시 서울에 살다’
김창기 대표는 디자인을 공부하고 전주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돈을 먼저 벌어야겠다.’며 1994년 상경했다. 서울생활 25년차이다.
“광고대행사에 취업하여 멋모르고 죽어라 일했다. 밤새우기 일쑤였는데, 4년이 지나니 지치고 재미없어져 동업으로 IT, 광고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서울 생활을 중랑천 건너 도봉동에서 시작했다.”
생활사박물관 1층은 ‘서울풍경’이다. 서울의 변화 모습을 시대별 사진과 영상자료로 보여준다. 시민 85명의 생생한 인터뷰와 56명의 기증자가 제공한 생활유물 등 서울사람들의 ‘서울살이’도 2층에서 구경할 수 있다. 서울의 직업 변화, 열성적인 자녀교육 등 서울사람들의 바쁜 일상에 대해 자료와 도표로 설명하는‘서울의 꿈’이 전시되어 있다.
1910년 이전 한성부에 살았던 ‘한성사람’의 후손이 서울토박이란다. 2005년 호구조사에서는 서울인구의 4.9%에 해당된다. 나머지는 김창기 대표처럼 상경한 사람들이다. 그 와글와글하던 70년대 교실과 교과서, 학용품도 모아놓았다.
인구가 늘어나자 시작된 가족계획 캠페인은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로 시작해 ‘둘만 낳아 잘 기르자.’‘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낳을 생각하기 전에 기를 생각 먼저 하자.’로 진화되었는데, 이젠 인구감소를 걱정하게 되었다.
사람이 늘면 집도 늘어야 한다. 도시의 주거공급책은 아파트였다. 개발사 끝자락에는 1988년 노원구 신설 당시 상계2동의 약도를 담은 기념품도 있다.
1994년 6월 4일, 그날의 서울을 이재용 감독을 중심으로 예술가와 시민들이 동영상과 사진, 소리로 담겨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서울을 기록한 타임캡슐 일부가 상영된다.
김창기 대표는 어릴 적 꿈이 담긴 ‘24색 왕자표 크레파스’ 앞에서 오래 머물렀다.
“94년 6월 서울에 올라왔을 당시에는 사식으로 인쇄하던 때이다. 그때의 광고지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는 삼양라면이 제일 맛있었다.”는 김창기 대표는 “내가 살아온 서울이지만 오래 살고 싶지는 않다. 시골출신이니까 좀 답답한 느낌이다. 공해도 심하니까 더 나이 먹으면 굳이 도심에 있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창기 대표는 마침내 미술의 꿈을 찾아 대학원에 들어가 임상미술학을 전공하고 미술치료사 모임인 국제임상치료학회 2대 회장을 역임했다. 2011년에 노원미협에서 활동을 시작해 한국화의 정서를 서양화의 아크릴로 표현한다.
힐링협동조합 느티나무 초대 이사장을 거쳐 지금은 도담디자인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생활소품 디자인 등의 외적 디자인과 문화예술 디자인, 심리적 환경디자인 등의 내적 디자인을 통해 삶을 디자인하고 있다.
서울생활사박물관 ☎02-3399-2900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