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조한 봄, 산불의 공포
수락·불암산 빗물 저류시설 필요
예쁜 꽃들로 울긋불긋 단장하던 봄 산이 건조한 날씨 탓에 재난지구가 되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이라고 자랑하는 마을뒷산이 자칫 거대한 공포가 될 수 있다.
지난 4월 4일 오후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인근 도시로 번지며 산림 525㏊를 태우고 약 14시간 만에 주불이 꺼졌다. 시속 100㎞를 넘나드는 강풍을 타고 사방으로 불씨가 날아다니며 번져 재난의 공포를 시시각각으로 느껴야 했다.
산불 진화는 헬기를 띄워 공중에서 물을 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어둠과 강풍으로 아침이 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그나마 더 큰 피해 없이 막은 것은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대원들의 맹활약 덕분이었다. 전국 소방차 820대가 동원됐다. 소방업무의 국가직 전환이 다시 제기되었다.
강원도 산불로 맘 졸였더니 며칠 뒤 휴일에 노원구에서도 산불이 났다. 오후 3시 30분경 수락산 도안사 위쪽에서 발생했는데, 소방헬기 3대를 비롯해 구청 직원은 물론 소방대원과 경찰, 군인까지 모두 나서 신속히 초기 진압을 하여 천만다행이었다. 행사에 참석했던 오승록 구청장도 직접 진화에 나서 잔불정리까지 마쳤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다.
수락산 산불의 원인은 전날의 번개로 밝혀졌다. 토요일에 친 번개가 꼬박 하루 동안 불씨를 숨겼다가 다음날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건조한 날씨가 불씨를 살려낸 것이다. 산불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베드타운 노원구는 수락산과 불암산을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삼고 있다. 바로 마을 뒷산에서 수시로 산책도 하고, 등산도 하고, 둘레길도 잘 연결되어 있어 걷기도 한다. 주민 이용이 편리하도록 무장애숲길을 설치하고, 유아체험숲, 자연학습장, 힐링타운, 반려견 놀이터 등 각종 시설도 계획하고 있다. 그만큼 주민들의 숲 활용도 확대된다.
주민들의 이용이 많아질수록 재난의 가능성은 커진다. 거기에 따르는 각종 안전장치는 마련되어 있는가.
수락산, 불암산은 거의 매년 봄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CCTV 등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 진압인력 동원체계도 평소에 잘 훈련되어 있어야 하고, 방화수와 화재진압장비도 신속히 깊은 산속까지 도달하도록 채비를 해 두어야 한다.
재난은 응급처방과 사후 복구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예방만 못하다. 해마다 많은 피해가 되풀이되는 봄 산불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매년 봄가뭄과 3월의 건조한 날씨, 그리고 강풍이 원인을 제공한다. 원인을 알면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계곡에 물이 넘쳐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니 빗물저류시설, 간이 웅덩이가 있으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봄철 등산로 입구에서는 물 한통씩 가지고 올라가 쏟아두고 오는 캠페인도 해볼 만하다. 건조한 봄철에 인가 주변 산자락에는 소방헬기가 미리 물을 뿌려두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면 가뭄도 해소하지 않을까.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