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에서 반딧불이를 보셨나요?
복원사업 나서는 성광현 산타마을촌장
시골 밤길을 걸으며 아련히 앞을 스쳐가는 작은 불꽃. 호기심과 경이로움으로 쫒아 가면 멀리 달아나버리는…. 우리 곁에서 반딧불이를 다시 볼 수 없을까? 그냥 꿈으로만 간직했던, 말 그대로 단지 꿈이었다.
3년 전 불현듯이 수락산에 반딧불이를 복원해보겠다는 욕심이 들어 전국 각지의 반딧불이 축제하는 곳을 검색하고 전화해보면서 알아보았다. 그러던 중에 반딧불이 축제로 유명한 충북 안터마을(실은 그 당시 처음 듣는 곳이었다.) 축제를 보고 무작정 옥천군에 전화를 했고 안터마을 박효서 이장님을 소개받았다.
수락산 반딧불이 복원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그냥 말해서는 안 된다며 현장 답사를 하러 오시겠단다. 아무 계획도 없고 자금도 없고 지식도 없는데 올라오신다니! 그것도 혼자가 아니고 안터마을 반딧불이를 복원하신 전문가 교수님을 모시고 오시겠단다. 출장비 드릴 입장도 못되고 언제 시작될 지도 모르는데 오신다니, 대략 남감!
어쨌든 박 이장님의 열성에 2014년 2월 영남대 생명과학과 장갑수 교수님과 대학원생 세 분이 찾아오셨다. 수락산 먹자골목 위의 천상병계곡을 답사하시면서 이 정도 환경이면 반딧불이 복원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주셨다. 물론‘몇 가지 개선해야 할 중요한 문제점’이란 단서가 있었지만. 당시 김경세 수락산상가회장은 상가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반딧불이 복원을 성공시켜 달라고 안내도 해주고 식사도 대접해주었다.
그러나 아무 준비가 안 되었고, 마침 산타마을이 홀로어르신 생명사랑 콩나물기르기 사업을 시작하던 때라 여력이 없어 반딧불이는 묻혀버렸다. 작년 상반기에 콩나물 사업을 마치고 된장 담그기, 고추장 담그기, 자두잼 만들기, 뽕잎 짱아지 만들기, 막걸리 담그기 등 활동을 하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작년 12월경 장 교수님이 전화를 주셨다.‘반딧불이 사육에 대한 특허’를 내셨다는 이야기에 다시 열정이 살아났다. 나는 반딧불이 복원을 올해의 목표로 정하고 함께할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수락산도 다시 답사했다.
작년에 개장한 중계동 생태학습장도 답사하면서 이곳에 반딧불이를 복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이 옆에 곤충 생태학습장이 만들어진단다. 구청 담당자를 찾아가서 확인해보니 반딧불이는 대상이 아니란다. 벌과 나비 등 다른 곤충도 좋지만 반딧불이가 훨씬 주민들의 관심을 끌지 않겠느냐며 검토를 요청했다. 하지만 반딧불이 전문가를 배제한 검토라면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우리 팀이 검토하면 멋지게 완성할 텐데.
어쨌든 우리는 주민들의 힘으로 수락산, 불암산에 반딧불이를 복원할 것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가족과 손잡고 여름밤을 반딧불이와 노니는 곳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기회가 되면 마을축제도 열어 행복한 명소를 만들어 갈 것이다. 보여주기 식의 축제가 아니라 반딧불이가 계속적으로 자연번식을 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다. 반딧불이도 행복하고 우리 노원도 행복한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수락산과 불암산을 만들어 갈 것이다.
내가 박효서 이장님을 존경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진정 반딧불이가 행복한 서식지를 만들어가는 것이 인간도 진정 행복해지니까. 박이장님은 농촌과 도시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신다. 노원이 안터마을과 함께할 일이 없을까?
올 여름은 수락산과 불암산에서 어쩌면 한두 마리 반딧불이를 볼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들이 늘 떠나지 않고 그 산에 머물 수 있도록 그들의 서식지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언젠가 여름 밤 온 산 여기저기서 우리를 반기는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함께 반딧불이를 복원하실 분을 초청합니다. 그리고 복원기금 모금을 시작합니다. 수락산과 불암산에서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것을 구경하러 오실 분은 모두 후원하시겠지요. 후원금액은 월 2,000원입니다.
어항이나 수족관 버리는 것을 보시면 연락주세요. 반딧불이 키우는 데 유용하게 쓰입니다.
산타마을 성광현
☎ 010-5320-0207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