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희 작가 첫 장편동화 ‘키 크는 이불’
엄마와 아빠,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의 성장통
진영희 동화작가가 첫 동화책을 내어놓았다.
연둣빛 속지에 ‘허물 있는 자식 같은 첫 동화책을 드립니다.’라고 쓴 작가의 드리는 말을 보더라도 등단 후 10년 가까이 돼서야 첫 작품집을 부끄럽게 내어놓는 작가의 마음은 하심(下心)에 가깝다. 이는 2004년 아동문예 동화당선(‘복숭아꽃 향기 따라’), 2007년 월간문학 청소년소설 ‘꽃무덤’ 당선에 이어 그해 ‘종이비행기’로 황금펜 아동문학상 동화부분에 당선된 작가의 이력을 보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작가가 노력이 얼마나 깊고 길었는지 알게 된다.
그동안 진영희 작가의 여러 작품을 문학지에서 보아온 독자들은 작가의 첫 작품집을 고대했을 것이다. 이번에 출간한 ‘키 크는 이불’은 ‘아동문예’에 5회에 걸쳐 연재한 장편동화를 모아 단행본으로 엮어 펴낸 것으로, 그림 역시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그림을 많이 그린 김천정 선생님이 맡았다. 그림만 주욱 훑어보며 밋밋한 바탕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는 재미도 좋다.
그러나 그림만으로도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하는 듯한 이 책의 주인공 윤지를 글로 만나게 되면 그림을 볼 새도 없이 책장을 넘기게 된다. “시적인 표현, 군더더기 없는 산뜻한 문체, 자연스러운 심리변화, 감동을 주는 이야기” 등으로 작품평을 한 박성배(동화작가)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키 크는 이불’은 엄마와 사는 윤지와 아빠와 사는 민제가 재혼을 앞두고 고민하고 갈등하면서도 힘들고 어려운 환경을 견디고 성장하는 이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낡은 이불이란 돌아가신 엄마나 아빠만 생각하며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작가는 윤지와 민제의 이런 아픈 마음을 다독거리면서 조심스럽게 새 이불을 내놓습니다. 이제 그만 아픈 추억에서 벗어나 새 이불을 덮고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배려입니다.”라며 이 동화에서 서로의 상처를 호호 불어주고 끌어안는 감동이 아카시아 향처럼 풍긴다고 했다.
이러한 작품경향은 “주로 상처의 촉을 쓰다듬는 이야기”를 쓴다는 작가의 따스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어릴 적 가정형편이 어려워 멀리 일하러 간 어머니를 대신해 카디건과 이불에 집착했던 내 상처가 동화를 쓰며 극복되었어요. 이제 나는 웬만큼 치료가 되었으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더 많이 귀를 기울여봐야겠어요.”라는 작가의 마음과 행동은 다분히 박애(博愛)적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 ‘물길 하늘길’도 남북한 어린이의 끈끈한 우정을 그린 작품으로 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두텁게 깔려있다.
진영희 동화작가는 앞으로 단편집도 엮어낼 예정이다. 대물애착을 보이는 민제가 새 이불을 덮고 위안을 얻듯, 독자들도 진영희 작가가 앞으로 펼쳐 보일 작품, “난 애정이 있지만 부끄러운 자식 같은” 동화를 읽으며 행복한 자극을 받게 될 것이다.
김도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