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등단하고 나란히 시 발표하는
아빠와 아들, 홍만희-기현 부자
노원구청 문학모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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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 - 어머니
홍만희
당신의 존재
투명하다
어디에도 숨길 곳 없는
바람소리에 태어나
햇살에 입 다물며
잔금무늬로 남아있다
생이 손 앓는
마디마다
속마음 괴어
떫은 맛
서서히
자신의 몸조차
융해되는 삶
맛은 달다
--한국대표 서정시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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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해 말하고 싶었는데 그 한 방법이 문학이다. 가난하지만 건강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난 2010년 재개발을 기다리는 중계동 104마을 이야기로 공무원문예대전에서 행자부장관상을 수상한 홍만희(부동산행정팀) 주임의 첫 마음은 그랬다. 생활쓰레기 청소, 재래시장 유통업무 등 현장에서 주민들과 부대끼는 민원 중에서도 글을 쓰고 싶어 2003년 서울과기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학교에서 졸업을 시키는 바람에 7년만에 쫓겨났지만 그때 계간지 ‘서정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많은 사람들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실은 내 자신도 가난한데 가식적으로 사는 거다. 내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따뜻한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홍만희 주임이 8년 공부 끝에 등단한 서정문학 25기에는 대학을 졸업하지도 않은 새파란 등단작가가 있었는데 바로 일문학과를 전공한 아들 기현이다. 기현이의 성장기에는 부자가 여행도 많이 다녔다. 창작여행을 떠날 때 아들과 동행했던 것이다. 그것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것이다. “당선 소감에 아버지가 쓰고 읽는 것을 보고 배웠다고 하더라. 자식교육이라는 게 보람 있다. 그런데 나는 열심히 노력해서 겨우 등단했는데 아들놈은 힘 안 들이고 쉽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전국에서 1차 공모에서 통과한 사람만 참가하는 2010년 진주문학제에도 나란히 같이 출전하며 문학의 길의 동반자였는데 이제는 서로 일정이 바빠졌다. “서로의 글을 읽기는 하지만 이해하는 정도다. 각자의 문학세계가 있어 뭐라 말은 안한다. 서로 간섭하지 않고 인정하기다.” 한번 토론을 했다가 언쟁이 되어 부자관계가 금갈 뻔했다. 아들이 다 크고 나서는 그것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을 보는 것. 이해하는 것. 그것이 시작(詩作)’이라는 홍만희 주임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글을 쓰고 있다.
“정년퇴직할 때까지 4년 남았다. 나보다 더 많이 남아서 일할 사람들인데 글을 통해 내가 다가가고, 내 시를 통해 자신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현재 20편 정도 썼는데, 퇴직할 때 따로 한권의 시집으로 낼 것이다. 나중에도 잊지 않고 좋을 것 같다.”
또 글 쓰는 동료들이 있다면 함께 창작모임도 만들고 싶다. “그동안 운동소모임만 있었는데 최근에 영화모임도 만들어졌다. 창작하는 모임도 만들어지면 합평회도 하고, 문인 초청강연도 하고, 더 재미있게,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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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엉덩이는 복숭아 엉덩이
홍기현
찬란히 햇빛에 빛나던 그날을 생각하는 거야
돌아서 뵈는 골 속에 가득히 땀이 흐르고
언제나 갈라서 있을 텐데
잠자리는 살폭앉아
매미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나 갈라진 배때기 움푹 패일텐데
그렇게 벌게 벗고 어딜 뛰다니니
빨갛게 몰아서서 솜털 사이 휘감기는데
그래, 그렇게 바라보고 너에게 외쳤다
물컹한 가슴에는 흐르는 눈물도 알아채지 못했다
달달한 시간 속 때문이었다
그리 얼어붙은 모습조차 즐거운 뒤죽박죽 꿈으로 비쳐져
미처 알지 못한 지겨운 일상
날카롭게 꽂힌 어둠 속에 내려앉았다
식탁 위 흥건히 젖은 칼에 꽂혀 흐르는 투명한 액체를
긁어모아. 흘러. 흘러. 흘러
스치듯 텅 빈 웃음 열매하나 떨어질 때면
두 손 모아 채워들어 한입 베어 물고
이쪽 문 한 짝, 그리고 저쪽 문 한 짝 열어 젖혀 바라본다
--한국대표 서정시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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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