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원의 미래를 기록합니다
‘별을 찾는 희망 돋보기’
역사는 수많은 실패의 나날들이 중단되지 않았기에 진보합니다.
우리의 걸음을 멈추게 하는 수많은 경계와 한계들. 그러나 그 울타리를 넘어설 때마다 시선은 더 멀리, 또다시 나타나는 더 높은 벽 너머를 향하게 됩니다. 그곳이 비록 사나운 야생의 벌판일지라도 우리가 거닐 수 있는 영토는 넓어집니다. 그만큼 더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별을 찾는 희망 돋보기’입니다.
거칠고 구부러져서, 때로는 어둡고 추워서 길 앞에서 머뭇거릴 때마다 응원과 격려로 함께 해준 노원신문의 독자 여러분, 그리고 노원사람들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불암산과 한내 사이의 너른 마들, 그 땅에 새로운 집을 짓고 만든 신도시 노원구.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34년 동안 기록해 1000번째 신문을 발행합니다.
노원신문은 노원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노원사람들의 목소리로 이야기해왔습니다. 작지만 소중한 삶의 애환을 기록으로 지켜왔습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철 7호선, 동북선 도시철도 등 노원사람들의 바람대로 새길이 열릴 때 함께 기뻐했고, 늘어나는 아파트에도 불구하고 하나둘 이웃들이 떠나갈 때는 같이 고민했습니다. 주차장 때문이었을까? 아이 다 키우고 나면 재미없어지는 걸까? 새로 지은 별내가 부러웠을까?
이제 헌집은 헐고 새집을 지을 때가 되었습니다. 이참에 변두리의 설움을 말끔히 풀어보자고 합니다. 길도 내고, 공원도 만들고, 일터도 만들어야 합니다. 누구는 그동안의 저평가를 보상받으려 합니다. 모두들 예민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원신문은 다시 2000호를 위해 나아가듯 30년 뒤 노원의 모습을 그립니다. 아직은 흐릿한 밑그림이지만 노원사람들의 눈과 귀, 목소리가 더해져 뚜렷한 윤곽을 보일 것입니다. 노원신문은 노원의 미래를 찾는 돋보기, 노원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 줄 압니다. ‘요즘 누가 신문을 봐?’가슴을 에는 말이지만, 그 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노원사람이 보는 신문이 될까요?’하고 되묻는 수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2000호가 되라고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신 독자들의 말씀에 귀 기울입니다.
각기 다른 이력과 조건을 가진 50만명의 노원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땅에서 농사를 짓던 농부의 후손도 이제 노인이 되었습니다. 무작정 상경해 이 땅에 터 잡은 이들도 있고, 아파트가 고향인 친구들도 서른이 되었습니다. 이들 모두 행복해져야 노원이 진일보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또 다른 시간이 중단되지 않도록 노원의 역사를 기록합니다. 별을 찾는 희망 돋보기,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