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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매화를 피우는 순천시 - 김재창의 팔도유람

섣달에 꽃을 피우는 금둔사 납월매

기사입력 2023-03-1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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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선생님 김재창

제일 먼저 매화를 피우는 순천시

섣달에 꽃을 피우는 금둔사 납월매

매화는 새봄을 알리는 전령사이다. 매화나무 열매가 매실이고 꽃은 매화라고 부른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홍매화가 가장 먼저 피는 곳은 순천 금둔사와 매곡동 탐매마을이다. 봄을 만끽하기 위해 남쪽의 순천여행을 계획하였다. 순천시는 인구 28만명으로 전남 최대 도시이고, 가볼 만한 곳은 순천만 갈대밭, 낙안읍성민속마을, 순천만국가정원 등이 있다. 조계산의 서쪽 기슭에는 그 유명한 송광사가 있고 동쪽 기슭에는 선암사가 있다.

서울은 아직도 추운데 봄을 확인하기 위해 멀리 순천을 향하여 떠났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 달려 도착한 곳은 금둔사이다. 차에서 내리니 도로변 매화꽃이 반갑게 맞이하였다.

매화는 홍매화, 청매화, 백매화로 나누어진다. 우리가 먹는 매실은 백매화의 열매이고, 홍매화나 청매화의 열매는 먹을 수가 없다. 매화의 꽃말은 고결한 마음, 기품, 결백, 인내이다. 세한삼우(歲寒三友)는 추운 겨울철의 세 벗인데, 추위에 잘 견디는 소나무대나무매화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금둔사는 홍매화로 유명한 사찰인데 한껏 부푼 가슴을 안고 경내로 들어가니 다양한 매화가 여기저기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금둔사에는 일명 납월매라 불리는 홍매화가 여섯 그루 있다. 납월(臘月)은 음력 섣달을 의미하는데, 금둔사의 홍매화가 섣달에 꽃을 피운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납월매 6그루마다 번호가 쓰여 있다고 하여 먼저 찾아 나섰다. 납월매를 몇 그루 찾다 보니 청매화, 백매화도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어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한 사찰에 3종류의 매화가 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전체적으로 붉은빛을 띠는 것이 홍매화, 꽃받침은 붉지만 꽃잎의 색이 하얀 것이 백매화, 흰 꽃잎에 꽃받침이 청색인 것이 청매화이다.

매화를 충분히 보고 나서야 이 사찰에 있는 보물이 생각나 금둔사지 삼층석탑, 금둔사지 석조불비상을 찾아 나섰다. 사찰과 약간 떨어진 개울 건너 산비탈 밑에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보물 수는 2142개이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매곡동 탐매 마을이다. 이곳의 매화는 산속도 아니고 강변도 아닌 조용한 주택가에 있다. 처음에는 개인 집 정원의 매화나무 두 그루에서 시작됐다. 홍매나무가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탐매(探梅)마을을 조성하고 마을 주민들은 동네 주변에 홍매화 1000그루를 심었다. 하지만 매곡동과 매화의 인연은 자그마치 5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매실 수확을 목적으로 심은 과수원의 매실나무는 가지를 쳐내서 키가 작지만 매곡동의 매화는 오로지 꽃을 보기 위해 심은 것이기 때문에 나무의 키가 컸다.
 

홍매화 거리로 들어서니 붉은 홍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고 매화를 그린 벽화, 매화 조형물 등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매화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각자의 방식대로 사진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남쪽이라 그런지 날씨도 따뜻해 좋았다.

배가 출출해져 순천 전통시장 웃장을 찾았다. 국밥집을 들어갔는데 2인 이상 주문을 하면 수육을 무료로 주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다 먹으니 수육을 더 가져다주었다. 배를 든든히 채우니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마지막 목적지인 보성군 벌교읍 중도방죽으로 향하였다. 중도방죽은 일본인 중도의 이름을 따 붙여진 간척지 방죽의 이름이다. 중도라는 사람은 일제강점기 실존 인물이다. 차에서 내리자 순천만 갈대밭과 비슷한 드넓은 갈대밭이 시원스럽게 펼쳐졌다. 갯벌에는 크고 작은 구멍이 있었고 갈대밭에는 산책로를 만들어 걷기 좋게 만들었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운치 있는 분위기 속에서 풍광을 감상하였다.

중도방죽은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에서도 묘사되어 있다. 조선인을 동원하여 방죽을 쌓았는데 정작 배 불린 것은 일본놈들이다.

김재창 노원신문 편집위원 010-2070-8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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