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3-03-24 15:50

  • 오피니언 > 동행구민

대진고 오희욱 선생님의 57년 마지막 학기

학생의 미래 위해 지역사회도 함께해야 발전

기사입력 2023-03-10 17:58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0

대진고 오희욱 선생님의 57년 마지막 학기

새로움을 발굴하는 창의적 수업 전환

온라인 재택수업, 동료와의 유대감, 인성교육 필요

학생의 미래 위해 지역사회도 함께해야 발전

봄이 되면 꽃이 피듯 해마다 3월이면 학교에는 학생들의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찬다. 일곱 살,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래 57년을 학교에서 생활한 대진고등학교 오희욱 선생님은 그동안 학교는 세상의 변화보다 좀 늦었는데, 코로나 펜데믹으로 이제 완전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학생수도 줄어들었지만 온라인 재택교육까지 이뤄지면서 인성, 사회성 교육에 취약점도 드러났다. 학생, 학부모,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까지 혼연일체가 되어야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 혼자 가려면 안 된다. 더불어 공존하는 사회, 그것이 행복이고, 그것이 주변까지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참다운 민주주의이고, 행복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학 졸업하고 행정조교로 있다가 1988년 하이텍고등학교 사회과목 선생님으로 교단에 섰다. 963월에 대진고에 부임해 27년을 가르친 이곳에서 정년까지 이제 마지막 한 학기만 남아 있다.

내년 개교 40주년을 맞이하는 대진고등학교(교장 허의선)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명문고로 성장한 자부심이 있다. ‘선대존중의 교풍을 강조하는 대순진리회 교단의 의지와 함께 그것을 지키기 위해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노력이 밑바탕이 되었다. 특히 규율 잡힌 생활지도도 한몫했다.

혈기 넘치는 아이들이니까 몸이 흐트러지면 사고가 난다. 학생들이 집중하고, 열심히 노력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보다 일찍 출근해 아침마다 교문에서 학생들을 맞이했다. 그것이 잘 맞아 진학성적도 좋았다. 이제는 학교도 변했다. 신고하면 경찰차가 바로 학교로 출동하는 시대이다.”

오희욱 선생님은 아무리 힘들어도 고3 담임하면서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친구들 상담하고,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학생들 추천서 써주는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꼽았다. 담임을 맡으면 하루 일과뿐만 아니라 사생활 없이 제자들에게 온전히 마음을 다 써야 하는 만큼 학생들과 같이하는 보람도 있다는 것이다. 군대 간다고 찾아오고, 스승의 날이라고 인사 오는 제자를 맞이하면서 수업시간에도 목소리에 힘이 난다.

야자시간 감독을 하면 도망가는 놈들도 한둘은 있다. 골목길에서 담배 피다가 동네 주민에게 걸려서 항의전화를 받기도 하는데, 내가 교육을 잘못시킨 것이니까 그런 건 아쉬웠다. 지금은 공교육이 되어서 등록금을 안 받지만 예전에는 등록금 못 내는 학생이 있으면 담임이 가정방문까지 했는데, 서로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 참 힘들었다.

경제, 정치, 법을 가르치는 사회과목 선생님이니만큼 세상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세상이 빨리 바뀌었다. 산업사회에서는 자기가 노력한 만큼 벌어 먹고살 수 있었지만 정보화 사회에서는 새로운 것, 창의적인 것이 필요하다. 교실에서도 예전에는 교과서를 들고 칠판에 썼지만, 지금은 전자 칠판이다. 검색하면 다 나온다. 그래서 다양한 견문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교과서의 이론을 실물경제로 설명해야 학생들도 흥미를 갖는다. 요즘 학생들도 주식, 창업 등 부의 가치에 관심이 많다. 집에서도 부모들과 뉴스를 보면서 대화를 많이 한다. 경제학과 진학하려는 친구들은 상위권이다 보니 학생들 덕분에 선생님도 공부 많이 한다.”

한시라도 빨리 학교에 가려고 학교가 있는 동네로 이사까지 왔지만 이제 한 학기만 지나면 정년퇴직이다.

수능까지는 못 봐주지만 수시에 결정적인 생기부 작성까지는 해야 한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 나가서 더 열심히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마디라도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다. 학생들이 끈기와 노력,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길 바란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이제 오희욱 선생님은 초등학교 입학 이후 57년간의 학교생활을 마무리한다. “섭섭한 마음도 있지만 그동안 하지 못한 내 인생 꿈을 이루겠다.”며 고향에서 작은 텃밭 가꾸고, 소출을 나눠 먹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다.

노원은 학생 중심의 문화가 있어서 젊은 사람들이 살기 좋다. 제일 변두리라 교통이 좀 불편하지만 대신 산과 강, 자연경관이 좋고, 녹지도 잘 가꾸었다. 구청과 주민, 지역사회가 마음을 모아 잘 발전하기를 바란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992 (100-b@hanmail.net)

댓글2

스팸방지코드
0/500
  • 김도현
    2023- 03- 15 삭제

    와우 오희욱 선생님 화이팅

  • ㅇㅇㄱ
    2023- 03- 15 삭제

    와우 526 선생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