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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3-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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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산불을 기억하며 - 유동연 노원소방서 소방관

기사입력 2023-03-0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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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기고

지난날 산불을 기억하며

유동연 노원소방서 유동연 소방관

오늘 하늘에서 약한 빗줄기가 내린다. 어느덧 차가운 겨울이 가고 바람이 살랑살랑 코끝을 간질이는 봄이 오려나 보다. 그렇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 봄을 준비하기 위해 움츠렸던 햇살이 조금씩 기운을 내고 있다.

칙칙하던 모든 만물이 활기를 되찾고 따뜻한 기운이 움트는 봄, 우리에게는 반갑지 않은 산불도 함께 찾아온다. 봄에는 건조한 기후로 화재 발생 위험이 크다. 또 추운 날씨로 실내에 머물던 많은 사람들이 따뜻해진 날씨로 등산, 나들이 등 활동함에 따라 부주의에 의한 산불 화재가 증가한다.

산불 화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 발생한다. 전 국민이 기억하는 19년 고성-속초/강릉-동해 20년 울산 22년 강릉-동해/울진-삼척 등을 포함해 매년 평균 50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한다. 그중 50% 이상 산불조심기간(3~5)에 발생했고, 그 피해액은 평균 1000억 원대이며, 산림 및 시설 복구비용은 피해액의 배에 달한다.

그 피해는 산과 나무에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는 일평생을 살아온 집이 잿더미로 변해 바람에 날리는 걸 주저앉아 바라만 보아야 한다. 또 누군가는 농림, 산림작물 등 오랜 시간 정성 들여 키워온 자산들을 아무런 힘조차 써보지 못하고 잃어야 한다. 산불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고 사라진 나무에 비례해 탄소 흡수량은 감소한다. 즉 전세계가 힘을 모아 노력하고 있는 기후변화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다.

이만하면 산불 화재는 더 이상 나와 관계없는 재난이라 볼 수 없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일이라 생각해 관심을 두고 산불 예방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산불을 예방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첫째, 산림에서는 흡연하지 않는다.

산불 화재의 다양한 원인 중 흡연 후 버린 담배꽁초 부주의 처리로 인한 산불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건조한 겨울철 산에 있는 건초, 마른 낙엽 등은 담배꽁초같이 작은 불씨에도 불이 붙고 화재의 촉진제 역할을 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둘째, 산림 주변 논밭 등에서 소각행위를 하지 않는다.

소각행위 중 발생하는 작은 불씨가 바람에 타고 날려 촉진제 역할을 하는 낙엽, 건초 등에 붙어 화재를 발생시키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소각행위 필요시 바람이 없는 날을 택하고 소방서 등 허가를 받고 철저한 주의와 감시가 필요하다.

셋째, 등산, 산행 중에는 화기 소지 및 취사도구를 소지하지 않는다.

겨울철 건조한 산림에서 화기를 사용 위험한 행위다. 화기 사용 중 작은 실수가 이전과 같은 대형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 언제나 산에서 화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과 실천이 중요하다.

산불 화재는 우리에게 예고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개인의 사소한 부주의로 우리의 삶의 터전이 사라지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산불 예방에 동참해야 한다. 단순히 일시적인 태도가 아닌 관심을 오래 늘리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자, 소중한 가족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노원신문

992 (100-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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