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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의상능선 - 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험난한 능선 따라 조선의 역사기행
[2021-02-19 오후 10:00:42]
 
 
 

지리선생님 김재창의

북한산 의상능선

험난한 능선 따라 조선의 역사기행

북한산은 등산로가 다양하다. 북한산을 자주 등반했지만 이번에는 색다른 코스를 선택했다. 의상능선이다. 신라 시대 고승인 의상대사가 머물렀던 곳이라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한다. 북한산엔 많은 능선이 있는데 그중 가장 험한 곳이 의상능선이다. 설악산 공룡능선과 같이 험하고 위험해서 규모는 작아도 북한산의 공룡능선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4명이 등반을 계획하였다. 토요일 아침 배낭을 꾸리고 상쾌한 마음으로 등반길을 나섰다. 등산코스는 백화사-가사당암문-용출봉-용혈봉-증취봉-부왕사지-중성문, 거리는 약 8km, 소요시간 약 5시간이다. 구파발역에서 일행과 만나 버스를 타고 백화사 사찰 앞에서 내렸다. 들머리에 들어서니 이정표에 내시묘역구간길이 눈길을 끌었다. 북한산 내시(內侍)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내시 집단묘역이다.

의상봉의 암릉은 겨울에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해 우회해서 계곡을 따라 가사당암문으로 향했다. 계곡에는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녹지 않고 그대로 있어 아직도 겨울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도심지를 벗어나 호젓한 산길을 걸으니 공기도 맑고 기분이 상쾌하였다. 약간 경사진 길을 2km 오르니 북한산성이 보이고 성곽에 가사당암문이 있었다. 암문(暗門)은 비상시에 병기나 식량을 반입하는 통로로 일종의 비상 출입구이다. 이곳에서 휴식과 간식을 먹고 발길을 옮겼다.

이제부터는 경사가 급한 암벽이라 스틱을 접고 조심스럽게 올랐다. 좀 오르자 시원한 조망이 펼쳐졌다. 멀리 북한산의 백운대(836m)가 보이면서 최고봉의 위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자연이 만든 경이로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신비로운 자연경관을 가리키며 회원들은 형성 원인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말하였다. 북한산은 17천만년 전, 중생대 때 땅속 약 10km 깊이에서 마그마가 서서히 냉각되어 생성된 화강암이다. 오랜 세월 침식·풍화되면서 곳곳에 깎아지른 바위봉우리와 아름다운 계곡이 만들어졌다. 도봉산, 불암산, 수락산, 노원구·도봉구의 기반암은 화강암이다.

성랑지라는 생소한 용어가 적힌 표지판이 눈에 띄었는데 성랑지는 성을 지키는 초소가 있었던 곳을 말하는데 북한산성에는 총 143개의 성랑(城廊)이 있었다.’라고 설명하였다.

첫 봉우리인 용출봉(571m)에 오르자 비봉능선의 산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멀리 사모바위와 진흥왕순수비가 있는 비봉이 유혹의 손길을 보냈다. 자연의 위대함을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듯하였다.

다음 봉우리를 향해 이동했다. 암벽을 타고 철계단을 오르자 기암괴석인 할미바위가 우뚝 서 있었다. 할미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었다.

두번째 봉우리인 용혈봉(581m)을 지나 마지막 봉우리 증취봉(593m)에 도착하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북한산의 풍광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중턱 여기저기에는 유난히 사찰이 많이 보였다. 조선 숙종 37년 북한산성이 축성된 후 성내에는 승군(僧軍)이 주둔하는 10개의 승영사찰(僧營寺刹)이 새로 건립되었다. 각 사찰은 성문에 인접하여 산성 방어의 최일선에서 그 역할을 하였다. 현재 북한산성에는 상운사태고사진국사국녕사 등이 명맥을 잇고 있으며 중흥사와 서암사는 복원 중에 있다.

조금 더 가자 부암동 여장이라는 안내판이 발길을 머물게 하였다. 여장(女墻)이란 성벽 위에 설치한 낮은 담장으로 적을 관측하고 공격하면서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 여자도 넘을 수 있다고 하여 여장이란 이름을 붙였다는 견해가 있다. 하산하면서 부왕사 방향으로 향했다. 부왕사는 승영사찰 가운데 하나인데 지금은 석축 일부만 남아 있다.

이번 여정은 산행보다 역사기행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많은 것을 배웠다는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향했다.

김재창 010-2070-8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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